“샤넬·구찌 못지않은 디자인으로 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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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도와가며 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바로 상생 아닐까요. 벌과 꽃처럼 서로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이정귀 대표는 23일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롯데백화점과 토모아이웨어는 서로에게 채워줄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며 “어느 한쪽이 희생하기보다는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발전적 관계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롯데백화점이 인지도가 부족한 토모아이웨어에게 유통망을 열어주었듯이 토모아이웨어도 샤넬과 구찌와는 다른 독특한 개성으로 롯데백화점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일본계 안경업체에서 4년간 디자이너로 근무하던 이 대표는 보다 자유롭게 제품을 디자인하고 싶어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하지만 국내에선 제품을 생산할 만한 공장이 없었고 유통망도 구하기 힘들어 막막함 뿐이었다. 그러나 수소문 끝에 제품을 생산할 공장 한 군데를 발견했고, 수량과 단가가 안 맞아 거래를 거부하는 공장 사장을 수차례 찾아가면서 설득해 겨우 제품을 양산할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전 재산 800만 원으로 사업을 시작해 지방의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조금씩 토모라는 브랜드를 알렸다”며 “운이 좋게 ‘제1회 인디디자이너 페어’를 통해 롯데백화점 관계자를 만나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브랜드의 성공을 위해 이 대표와 롯데백화점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소통과 배려이다. 제품의 디자인과 전시에서부터 매장의 구성, 판매원 교육까지 어느 하나 상의하지 않는 것이 없다. 일주일에 1~2번 회의를 여는 것은 물론이고 수시로 전화통화와 메신저를 통해 의견을 공유한다.

그는 또 “처음엔 대기업인 롯데백화점이 일방적으로 지시만 할까 걱정됐는데 오히려 내 의견을 경청하고 수렴해줬다”며 “다른 유통업체에서 놓치고 있는 부분을 배려해줘 고맙게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신진 디자이너들이 유통업체와 성공적 관계를 맺기 위해선 당장 눈앞의 이익만을 좇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제품의 가격을 높게 쳐주는 업체만을 찾을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능성을 인정해주는 업체를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 제품의 질과 디자인, 가격으로 승부를 보면 자연히 거래량이 늘고 업체와의 관계도 오래 지속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