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통합진보당(진보당) 사태와 관련, “정치권에서 역사적 책임의식을 갖고 처리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청와대가 진보당 문제에 굳게 닫았던 입을 연 것은 비례대표 부정 경선을 둘러싼 파문과 폭력사태, 그 와중에서 드러난 ‘주출’(주사파 출신) 인사들의 종북 논란이 묵과할 수준을 넘어섰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사태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이라며 “역사에 오점을 남기지 않도록 국회가 올바른 해결의 방향을 찾아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청와대는 진보당 사태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우려를 민감하게 보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도 이 문제에 대한 국민 여론이나 입법부 활동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청와대의 이같은 입장은 국회 차원에서 경선 부정으로 당선된 ‘주출’ 인사들의 국회 입성이나 의정활동을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천안함·연평도 도발과 장거리 로켓 발사를 경험해 온 청와대로서는 친북 성향 인사들에 대한 경계감이 높을 수밖에 없는 상태다.

청와대는 그러나 진보당 구당권파 당선자들의 사퇴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검찰이 진보당 사태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를 선언한 상태에서 청와대의 직접적인 언급은 정치적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진보당이 21일 이뤄진 검찰의 압수수색을 ‘정치적 탄압’으로 몰고가고 있다는 점도 청와대로서는 조심스러운 대목이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진보당 비례대표 당선자들의 사퇴 여부는 청와대가 판단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영출 기자 ev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