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공안부를 통해 통합진보당(진보당)과 관련된 모든 의혹을 수사하겠다고 밝힌 검찰이 겨냥하고 있는 주요 수사대상은 크게 다섯 가지다. 우선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 경선 과정에서 당권파가 투표 부정을 통해 비례대표 의석 수를 크게 늘렸다는 점이다. 검찰은 일부 당권파 인물이 온라인 투표 도중 소스코드를 열람해 득표상황을 확인, 부정한 투표용지 사용, 무효표가 유효표로 둔갑한 사례, 한 개의 IP로 최대 47번의 중복 투표 등의 정황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야권후보 단일화 관련 여론 조작 의혹도 검찰의 주요 타깃이다. 이는 지난 4·11 국회의원 총선거 직전 서울 관악을 지역구에서 민주통합당(민주당)과의 단일화 투표 과정에서 이정희 전 진보당 공동대표의 보좌관이 모바일 투표 참여자들에게 ‘연령을 속여 중복 투표하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핵심 인사들의 각종 금품 관련 의혹도 수사할 방침이다.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가 대표로 재직했던 정치광고기획사 CN커뮤니케이션즈(구 CNP전략그룹)에 대해 진보당 당권파가 각종 일감을 몰아줬고, 그 돈이 당권파의 자금줄이 된 만큼 ‘정당법 위반’ 혐의가 있다는 것이다. 21일 진행된 검찰의 진보당 중앙당사 및 경선 관련 서버 관리업체 압수수색에서 불거진 불법행위는 검찰의 초강경 수사방침의 직접적 배경이 됐다. 진보당 관계자들이 비례대표 투표와 관련된 하드디스크를 사전에 빼내고, 서버 압수수색 과정에서 경찰 승합차 유리창을 파손하는 등 노골적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또 앞서 지난 1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진보당 중앙위원회에서 조준호 전 진보당 공동대표가 머리채를 붙잡히는 등 폭력을 당해 목 디스크 수술까지 받는 피해를 당한 데 대한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검찰의 수사는 압수수색한 자료를 토대로 정당 활동이 금지된 공무원과 교사들의 불법 당원 여부와 국회의원 당선자의 이적행위 의혹 등으로도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검찰이 진보당 사태를 둘러싼 모든 의혹에 대해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각종 의혹에 적용될 법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검찰은 비례대표 부정경선 의혹과 관련해서는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와 ‘정보통신망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는 형법 제314조에 의거해 5년 이하 징역이나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정보통신망상의 개인정보를 정해진 범위를 넘어 이용하거나 당사자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중앙위원회 폭력사태의 경우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야권 단일화와 관련한 여론 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위계에 의한 업무 방해’ 혐의가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핵심 인사들의 각종 금품 관련 의혹에는 ‘정당법’ 위반 혐의가, 진보당 당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 당시 벌어진 폭력 행위에 대해서는 ‘공무집행방해죄’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음성원 기자 e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