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추가 압수수색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서울 동작구 대방동 통합진보당(진보당) 당사는 여전히 ‘전운’이 감돌고 있다.

압수수색 영장 유효기간이 27일까지인 만큼 진보당은 아직 압수당하지 않은 일부 ‘비례대표 후보 경선 투·개표 관련 자료’와 ‘회계장부’ 등에 대한 사수 투쟁에 나섰다. 특히 구당권파는 검찰의 ‘압수수색 재시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진보당은 검찰과 경찰이 당사에서 물러난 이후인 23일 오전에도 당직자들로 구성된 비상근무조를 편성해 당사를 24시간 지키고 있다. 대방동 S빌딩 12층 전체를 당사로 사용하고 있는 진보당은 당사 정문이라고 할 수 있는 대형 유리문을 테이프 등으로 봉쇄했으며 뒷문을 통해 당직자와 당원들만 출입을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당은 뒷문 쪽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각종 집기들을 쌓아놓고 있으며 한두 명만 집기들을 밟고서 출입할 수 있도로 해 검찰의 기습적인 영장 집행에 대비하고 있다. 국회로 출근하던 직원들도 대부분 당사로 출근해 만약의 사태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진보당은 18일 인사발령이 났지만 압수수색 때문에 아직 인수인계 절차도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찰이 서버관리업체 압수수색에서 비례대표 투·개표 관련 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진보당은 당사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당사 방비를 더욱 철저히 하고 있다. 진보당은 비례대표 후보 경선 투·개표 관리를 맡았던 업체로부터 하드디스크를 넘겨받아 당사에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진보당이 하드디스크 보관 장소를 옮겼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검찰의 수사가 비례대표 경선 부정 관련 고발로 시작됐기 때문에 투·개표 관련 자료를 확보하지 못하면 검찰 수사가 난항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진보당은 또한 검찰이 회계장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일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검찰이 현재까지 받아놓은 영장에는 회계장부는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이석기 당선자가 운영했던 CN커뮤니케이션즈(구 CNP전략그룹)와의 불투명한 거래 의혹이 계속 제기되는 만큼 진보당은 검찰이 추가 압수수색 영장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진보당 안팎에서는 진보당 총무실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된 내역과 다른 내용이 기재된 또 다른 ‘비밀장부’가 봉인돼 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