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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 21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스마일서버’ 사무실을 압수수수해 당원 명부가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서버 3개를 확보, 23일 오전부터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이 서버 등의 자료는 진보당 스스로가 “당의 생명” “당의 심장”이라고 말할 정도로 모든 기간 당원의 정보가 담겨 있다.

검찰이 진보당의 당원 명부를 확보한 것은 진보정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민노당)까지 포함해 이번이 처음인다.

수사 당국은 지난 2010년 민노당에 불법·편법으로 가입해 활동한 교사·공무원들을 사법처리한 전례도 있다. 당시 경찰은 불법 가입한 교사 등의 신원을 알기 위해 민노당의 당원 리스트를 압수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이 때문에 진보당은 검찰이 당원 명부를 근거로 전교조 교사나 전공노 공무원의 진보당 가입 여부와 진보당 당원들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의 별건 수사에 활용할 것을 우려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비례대표 투·개표 기록이 담긴 하드디스크와 서버 기록을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다.

비례대표 온라인투표 관리업체인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엑스인터넷’ 압수수색에서는 투·개표 기록 등이 담긴 하드디스크가 진보당 측에 넘어가 관련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온라인 투·개표 기록이 담긴 서버관리업체 ‘엑스인터넷’의 하드디스크를 지난 11일 빼간 사람이 오모 전 진보당 총무실장”이라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엑스인터넷’ 관계자는 오 전 실장이 “당신들이 그런(온라인 투표) 자료를 일절 갖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하자, 노트북 등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4개를 당에 넘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진보당 시스템·전산 자료 등을 분석 중인 검찰은 1차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빼돌려진 하드디스크 4개와 진보 당사에 있는 관련 회의록 등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어떤 세력이 얼마나 조직적으로 선거 조작에 개입했는지 반드시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 주부터 이번 비례대표 선거 과정에 개입한 진보당 관계자를 차례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현일훈 기자 o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