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과 한·중·일(아세안+3)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역내 통화스와프 규모를 두 배로 늘리기로 했다고 태국 언론 ‘더 네이션’이 20일 보도했다.

더 네이션에 따르면 수린 핏수완 아세안 사무총장은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무역촉진포럼에서 “아세안+3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역내 금융 안정 조치를 강화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수린 사무총장은 “아세안+3 재무장관들은 오는 5월 통화스와프 규모를 현재 1200억달러에서 2400억달러로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며 “통화스와프 확대는 예상치 못한 금융 위기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라고 알려진 아세안+3 국가 간의 통화스와프 협정은 역내 금융위기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2000년 태국 치앙마이에서 체결된 것이다.

수린 사무총장은 “아세안+3 재무장관들이 오는 5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연례 회담에서 통화스와프 확대 방안을 발표하고 국가별 분담액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조성돼 있는 통화스와프의 경우 아세안과 한국이 각각 20%, 중국과 일본이 각각 30%를 분담했다.

수린 사무총장은 “아세안+3의 통화스와프 규모는 유럽의 통화스와프 규모보다는 적지만 역내의 금융 위기를 방지하는데 충분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아세안+3의 통화스와프 규모가 확대될 경우 아시아 지역에서 금융 위기가 발생할 경우 큰 ‘버팀목’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한국이 과거 미국발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도 아세안+3 통화스와프가 기여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조성진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