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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그리스, 포르투갈의 상황도 심상치 않다.

마리오 몬티 과도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18일 재정적자 감축목표 교체를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2013년 말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 목표치를 당초 0.1%에서 0.5%로 상향하겠다는 것. GDP대비 재정적자 비율 0.1% 수준은 2014년까지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날 발표문에서 이탈리아 정부는 “지금까지 많은 개선을 보여 왔으나 갈 길이 멀다”고 덧붙였다. 또한 올해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1.2%로 수정했다. 지난해 12월 전망치는 -0.5%였다. 몬티 총리는 내각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재정난이 이탈리아 가정과 청년들에게서 엄청난 비용을 쥐어짜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의 경우 ‘정치리스크’가 재부상하고 있다. 오는 5월6일 그리스에서는 조기총선이 치러진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보수성향의 신민당 지지율이 18.2%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으나 2월 조사와 비교하면 1%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같은 기간 사회당의 지지율은 소폭 오르긴 했지만 14%대에 불과해 두 정당의 지지율을 합쳐도 30%대에 불과하다. 신민당이 승리하더라도 사회당과의 연립정부 구성은 불가피하다. 선거 결과의 불확실성 탓에 해외 채권단은 선거 후 새 정부가 긴축 및 개혁 약속을 이행할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유럽연합(EU)과 IMF로부터 78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은 포르투갈은 현재까지 비교적 순조롭게 긴축재정 목표를 달성해 나가고 있다. 문제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경기이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기사에서 “빚을 갚으려는 광범위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포르투갈은 수렁으로 추락하고 있다”며 “구제금융을 받을 때 GDP 대비 107%였던 국가부채는 내년에 118%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