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악마’의 얼굴 수원 20대 여성 엽기 살해사건 범인 오원춘이 10일 오전 경기 수원 중부경찰서를 나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경기 수원의 20대 여성 엽기 살해 사건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직업소개소 직원 흉기 살해 사건 등 국내 거주 조선족에 의한 강력 범죄가 잇따르면서 이들에 대한 시민들의 혐오증이 확산되고 있다.

반면 국내 체류 조선족들은 “일부의 문제를 전체의 것인 양 색안경을 끼고 보는 명백한 차별 대우”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 같은 갈등은 조선족이 몰려 사는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등 중국 동포 밀집 지역에서 마찰 등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을 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커다란 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10일 가리봉동의 한 거리. 조선족 출신을 기피하는 택시기사들 때문에 차 잡기가 힘들 정도였다. 한 택시회사 관계자는 “중국 동포들의 경우 평소보다 운임이 조금만 많이 나와도 회사까지 쫓아와 심한 항의를 한다”며 “영업에 차질이 생기고 운행에도 불안한 점이 있어 기사들이 조선족 집단 거주지 쪽으로 가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8일엔 조선족 한모(48)씨가 자신을 태우지 않고 지나치려는 택시의 사이드미러를 발로 차 파손하고 항의하는 운전기사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조선족 집단 거주지 인근 주민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았다. 주민들은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고 밤새 마작을 하며 동네 분위기를 어지럽히고 있다”면서 “이 사람들 때문에 우리까지 택시를 잡지 못하는 등 불편함이 많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인터넷 등 온라인에도 최근 잇따른 조선족들의 살인 사건과 관련, “이참에 중국인들 좀 엄하게 다뤄 모두 중국으로 보내면 좋겠다” “내국인보다 저임금 받을 걸 알면서도 꾸역꾸역 밀고 들어온 것이 자기들 아니냐”며 중국계를 혐오하는 발언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주동포정책연구소의 문민 연구원은 “상당수의 한국인은 중국 동포 고유의 문화를 부정하면서 자신들의 기준에 맞추라고 강요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조선족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최근 발생한 살인 사건에 대해 “저런 미꾸라지 때문에 불쌍한 중국 동포들이 같이 욕을 먹어 체면이 말이 아니다”며 좋지 않은 분위기를 우려하는 의견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조선족들을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등은 “통계상으로도 중국 동포 범죄율은 0.5% 정도로 미비한데 이들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는 것은 무책임한 관행”이라며 “사건을 해결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대종·이재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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