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갤럽·리얼미터 조사 분석

무당층 8년전 28% → 올해 15%
朴탄핵학습효과에 보수 대결집

국민의힘 의원 상당수가 여전히 윤석열 대통령과 ‘절연’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2017년 ‘박근혜 탄핵 정국’ 때와 비교해 무당층 규모가 대폭 감소하며 정치 양극화가 가속화된 현상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년 전과 달리 보수 진영이 ‘박근혜 탄핵 학습효과’와 ‘반(反) 이재명 정서’ 등으로 인해 조기에 결집했고, 국민의힘이 외연 확장 대신 집토끼 지키기에 주력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문화일보가 12일 2016∼2017년과 2024∼2025년 정당 지지도 항목을 분석한 결과, 지지 정당이 없다고 답하거나 의견을 유보한 ‘무당층’은 8년 전과 비교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발의되기 직전인 2016년 12월 1주에 무당층은 31%에 달했다. 이듬해 1월 3주와 2월 1주에 28%를 기록한 무당층 비율은 3월에도 20%대를 유지하다가 대선이 임박한 4월 2주에 접어들어서야 19%로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당 지지도 흐름은 8년 전과는 다르다. 지난해 12월 1주 무당층은 26%였다. 12월 2주에는 23%로 감소했고, 1월 3주(17%)에는 10%대로 내려갔다. 가장 최근인 1월 4주에는 15%로 집계됐다. 무당층 규모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흐름은 상대적으로 무당층 응답이 적은 자동응답시스템(ARS) 기반인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2017년 당시 무당층은 2월 1주와 2월 2주에 각각 22.4%, 15.2%를 기록했다. 선거 직전인 4월 4주에도 12.3%를 유지했다.

반면 올해 1월 4주에는 5.4%, 2월 1주에는 8.1%로 축소됐다.

보수·진보 진영이 결집해 ‘스윙보터’인 무당층이 줄어들면서 리얼미터 조사에서 ‘정권 연장’과 ‘정권 교체’ 의견이 3주 연속 오차 범위 내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도 역시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다. 정치권에서는 8년 전과 다른 보수 진영의 조기 결집이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강경파가 목소리를 키우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