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당 개혁의 핵심인 인적 쇄신을 위해 공천제도·인재영입을 논의하는 분과위원회를 각각 설치하고 이상돈(중앙대 교수) 비대위원과 조동성(서울대 교수) 비대위원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내년 ‘4·11 국회의원 총선거’ 후보를 공천하고 새 인물을 영입하는 작업을 당 외부 인사들이 주도하게 된 것이다. 특히 그동안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던 이 위원이 친이(친이명박)계 핵심 의원들과 친박(친박근혜)계 측근 의원들의 용퇴를 주장하고 나서면서 당 안팎에선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치개혁과제 정리와 공천제도 마련 분과’ 위원장을 맡은 이 위원은 친이·친박을 막론한 쇄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위원은 29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특정 계파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권의 상징적인 인물들과 일부 다선 의원에 대해서는 (물러나야 한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비대위가 출범 일성으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를 내걸고 비리 엄단 의지를 보인 만큼 공천 과정에서도 후보자의 비리에 대해 엄정한 기준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전 청와대 경제수석) 비대위원도 “국회의원을 오래 하신 분들 중에서 국민이 국회의원 기능을 제대로 못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며 “우선 (다선 의원들이) 스스로 어떻게 결정하는가를 보고, 결정을 못하면 공천 기준을 만들어서 공천에서 탈락시키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클라세 스튜디오 대표) 비대위원은 사회단체 출신 인사의 영입을 제안했다. 이 위원은 “사회단체에서 활동한 사람들이 정치권에 들어오는 것이 이제 트렌드가 됐기 때문에 총선을 위해 그런 (사회단체 출신) 분들에게 미리미리 제안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동성 위원이 위원장을 맡은 인재영입 분과는 외부인사를 중심으로 조만간 위원을 선임해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당내에선 현재 당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는 주호영 의원이 인재영입 분과위에 들어가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김하나기자 han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