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김일성→김정일 김정일(오른쪽) 북한 국방위원장이 1983년 9월1일 북한정권 수립기념일에 아버지 김일성 주석과 나란히 서서 대중집회를 보며 대화하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북한 지도체제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공석에 따른 당장의 혼란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미 김 위원장의 3남, 김정은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중심의 지도체제가 어느 정도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사망이 이틀 후에 공식 발표됐다는 점을 들어 이미 위기관리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김 위원장의 사망에 따른 충격을 이미 내부적으로 흡수한 상태라는 설명이다. 김 부위원장이 장의위원장을 맡았다는 점도 이후 김정은 중심의 지도체제가 어느 정도 구축돼 있음을 방증한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19일 “북한은 김 위원장이 사망하고 나서 이틀 동안 차분하게 사태를 정리한 뒤 발표했다”며 “북한 내부에서는 이미 김 위원장의 사망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고, 비상사태에 대한 준비가 잘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일시적인 불안 요소는 있지만 북한이 급작스러운 혼돈에 휩싸이거나 붕괴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망했다. 김 부위원장이 이미 김 위원장을 대신해 주요 정책 결정을 주도해 왔고, 북한 군부에 대한 장악력이 높다는 점도 체제 안정화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는 대목이다. 오히려 군부가 김 부위원장에 대해 충성 경쟁을 가속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북한 체제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권력세습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김 위원장이 사망함으로써 북한 지배계층의 충성도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군부와 친인척의 권력 헤게모니 싸움 과정에서 권력투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북한 문제 전문가는 “김정은 체제가 유지되더라도 김정일이라는 방파제가 없어졌기 때문에 밑으로부터의 변화 요구가 커질 것”이라며 “내년 4월 강성대국 선포와 김정일 탈상 즈음해서 새로운 변화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런민르바오(人民日報) 자매지이자 국제뉴스 전문지인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이날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과 관련, ‘김정은, 국가관리 접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한 17일 북한의 국가관리를 김정은이 접수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 박선호특파원, 박영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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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김정일→김정은 김정일(왼쪽) 국방위원장이 아들 김정은 중앙 군사위 부위원장과 함께 2010년 10월10일 노동당 창당 기념일에 열린 군사 퍼레이드를 참관하고 있다. 문화일보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