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선장의 해경특공대원 살해사건에 대해 중국 외교부가 뒤늦게 유감표명을 한 데 이어 주요 언론들도 이 같은 사실을 늦게 보도하거나 아예 보도하지 않아 소극적인 태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주요 언론들의 소극적인 태도 속에 인터넷에서는 여전히 잘못된 정보들이 떠돌아 다니면서 사건을 민족감정 문제로 오도하고 있다.

런민르바오(人民日報), 신화왕(新華罔) 등 중국 주요 언론들은 14일 오전에야 인터넷망을 통해 전날 해경살해사건에 대한 중국 외교부의 유감 표현 보도를 게재했다.

앞서 13일 오후 중국 외교부 류웨이민(劉爲民) 대변인이 “불행한 사건이다. 한국 해경이 숨진 것에 유감의 뜻을 표시한다”고 유감표명을 했지만 14일 오전 7시쯤까지 런민르바오 인터넷판은 해경살해사건에 대한 한국 내 언론들의 보도 동향을 정리해 보도했을 뿐이다.

신화왕 역시 14일 오전에야 ‘한국해경과 중국어민 충돌 사건에 대한 외교부 답변’이라는 제목으로 외교부의 유감 표현만 보도했다. 환추스바오(環球時報) 역시 14일 오전 자국 외교부의 유감 표시를 보도했지만 메인 기사는 한국보수 단체들이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했다는 기사였다.

한편 중국의 대표적 포털 사이트 큐큐닷컴은 13일 중국어민의 한국 해경살해사건에 관한 긴급 온라인 설문 조사를 시작했다. ‘이번 사건의 주된 책임이 누구에게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81%인 1만427명이 ‘한국 경찰’을 꼽았고, 19%에 해당하는 2447명만이 ‘중국어민’이라고 답했다. 중국 블로거인 보커(博客) 중 한 명은 인터넷에 ‘중국인 한국 해경살해사건의 6대 의문’이란 제목의 글에서 ‘사건이 발생한 곳이 한국 측 해역이 맞는가’ ‘일반적으로 중국인은 겁이 많은데, 왜 어민들만 그리 용감하냐’는 등의 황당한 질문들이 게재됐다.

베이징 = 한강우특파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