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는 어떻게 됐습니까?”

지난 12일 새벽 불법 조업 중인 중국 어선을 단속하다가 선장이 휘두른 흉기에 복부를 찔려 부상을 당했던 이낙훈(33) 순경이 수술 후 정신을 차린 뒤 내뱉은 첫마디다. 부상을 당한 후 수술대에 오른 뒤 정신을 잃어 고 이청호 경사의 순직 비보를 알 수 없었던 이 순경은 의식이 돌아오자마자 자신의 옆에 쓰러졌던 이 경사를 떠올렸다. 가족들에게 던진 그의 첫마디는 ‘선배는 어떻게 됐느냐’는 질문이었다.

병실 앞에서 만난 형 이학돈(35)씨는 “낙훈이가 이 경사의 소식을 듣고 무척이나 괴로워 했다”고 그의 소식을 짧게 전한 뒤 입을 다물었다.

이처럼 이 경사는 후임들에게 각별한 선임이자 동료였다. 사건 당일 단속에 나섰던 3005함에서 이 경사와 룸메이트로 지냈던 최정우 순경은 영결식장에서 이 경사에 대해 “예전에 한번 훈련 상황 때 전경이 다친 적이 있는데 당시 치료가 종료될 때까지 6시간이나 옆에서 일일이 다 챙겨주시는 것을 보고 참으로 대단하다고 느낀 적이 있다”며 “사고 당시 현장에 이 경사님보다 10분 정도 늦게 투입됐는데 그때는 이미 사고가 벌어진 후라 많은 대원이 달라붙어 이 경사님께 응급치료를 시도했지만 상처가 너무 깊었다”고 그날을 회상했다.

작전에 함께 투입됐던 남형권 경장도 “이청호 경사님은 훈련이나 작전 상황이 발생하면 일일이 대원들을 찾아다니며 개인장비를 챙겨줄 정도로 전우애가 깊었다”며 그를 기억했다.

한편 인천해양경찰서는 이청호(41) 경사를 살해한 혐의(살인 등)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청다웨이(程大偉·42) 선장과 선원 8명에 대한 현장검증을 오는 16일 인천해경전용부두에 정박 중인 중국어선 루원위(魯文漁) 15001호 함상 등에서 실시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인천 = 유민환·장병철·정철순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