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삼성전자와 애플이 벌이고 있는 특허 소송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4일 네덜란드 법원의 판결이 ‘사실상 삼성의 승리’라는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향후 벌어질 특허 전쟁에서 애플이 더 이상 판을 벌이지 않는 등 전략을 수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네덜란드 법원은 24일 삼성전자의 갤럭시S 등 스마트폰 시리즈 제품의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애플이 제기한 삼성 갤럭시 시리즈의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 10건 중 9건에 대해서는 삼성 승소 판결을 내렸다. 네덜란드 법원이 유일하게 배타적 권리로 인정한 애플의 지적재산권은 사진을 손으로 밀어넘기는 포토 플리킹(photo flicking) 기술이며, 이를 제외한 나머지 두 건의 특허와 디자인권, 복제권 등은 인정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삼성은 당장 10월14일부터 네덜란드 지역에서 갤럭시S 등을 판매할 수 없게 됐고 네덜란드 삼성법인을 통해 유럽 전역에 공급하는 것도 어려워져 삼성으로선 일단 타격을 받게 됐다. 그러나 포토 플리킹 기술이 대체가 쉬운 기능으로 업데이트 등의 방법으로 특허 침해를 우회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10건 가운데 9건의 승리를 거두면서 사실상 애플의 디자인권이 무력화된 만큼 향후 삼성이 장점을 보이는 통신기술 표준 특허를 통해 삼성의 반격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삼성은 지난 6월23일 애플이 디자인권 위주로 가처분 소송을 내자 일주일 뒤인 6월30일 애플을 상대로 통신 특허 침해로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삼성의 ‘대대적인 반격’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민병기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