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플의 전설적인 공동창업주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56)가 일상적인 경영 업무에서 손을 떼고 2선으로 물러난다. 잡스의 뒤를 이을 애플의 CEO로는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선임됐다.

잡스의 CEO직 사임은 애플과 치열한 특허 전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24일 오후(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스티브 잡스가 CEO직을 즉각 사임했으며, 팀 쿡 COO가 새 CEO로 선임됐다”고 발표했다. 잡스는 CEO에서는 물러나지만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됐다. 애플은 성명에서 “스티브 잡스의 비전과 리더십은 애플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가치가 높은 기술 기업이라는 현재의 위치로 이끌었다”면서 “그는 이사회 의장이라는 새로운 직책을 맡아 독특한 통찰력과 창의성, 영감 등을 통해 회사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잡스는 이날 이사회에 보낸 e메일을 통해 “그동안 애플 CEO직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면 이사회에 가장 먼저 알리겠다고 말해 왔는데 불행하게도 그날이 왔다”면서 “나는 애플의 앞날이 혁신적이고 밝을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새로운 역할을 통해 애플의 성공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후임자와 관련,“나는 우리가 준비한 승계 계획을 실행, 팀 쿡 COO를 애플의 새로운 CEO로 임명할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고 밝혔다. 지난 13년간 애플에서 재직해 온 새 CEO 쿡은 올해 초 잡스가 병가를 낼 때부터 잡스의 후임자로서 주목을 받아 왔다.

잡스는 2004년 췌장암 수술과 2009년 간 이식 치료를 받은 바 있으며 올해 초에는 세 번째로 병가를 냈다. 애플은 잡스의 CEO직 사임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그동안 잡스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건강에 또다시 문제가 생긴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 = 천영식특파원 kkachi@, 조해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