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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재정 위기 우려가 급격히 확산되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신뢰를 저해하는 모든 의심요소를 제거하겠다”며 빠른 시일 내 재정긴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히고 나섰다.

일단 이탈리아는 2014년까지 400억유로의 지출을 줄이는 긴축안 의회 통과를 서둘러 진행해 빠르면 15일 늦어도 이번주 안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최근 며칠 사이 국제투기세력까지 합세한 이탈리아 채권 투매와 함께 순식간에 불거진 이탈리아 위기설은 이번주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 총리 등 정부 및 의회 측은 12일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앞다퉈 긴축안 통과를 약속하고 나섰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날 “우리는 전쟁 직전 상황에 서 있다”며 국민에게 단결과 헌신을 호소했다. 레나토 스키파니 상원 의장도 이번주까지 하원에서 긴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14일 상원 통과를 약속했다.

야당도 전폭적인 협력을 약속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탈리아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빠르면 15일에 통과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이탈리아 정부의 조속한 대응에 힘입어 이탈리아 증시는 12일 엿새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2014년 균형재정을 마련하는 긴축안이 통과돼도 이탈리아 경제에 대한 불안 요소가 모두 제거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물론 이탈리아의 경제는 그리스와 달리 탄탄하며 이탈리아 위기론은 과장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내총생산(GDP)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그리스에 이어 유로존에서 두번째이지만 채권의 상당 부분을 국내에서 보유하고 있는 데다 GDP대비 재정적자 비율도 지난해 4.6%로 그다지 높지 않고 실업률과 연금 제도도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위기설도 경제적 요인보다는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줄리오 트레몬티 재무장관 사이의 대립이라는 정치적 요인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이 그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 문제에 이견을 보이면서 불확실성이 증가한 것도 이유로 작용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정치적 불안과 결합된 이탈리아 경제에 대한 우려는 수년 전부터 제기돼온 데다 이번 위기설을 촉발한 외적 원인이 해결되지 않으면 언제든지 재점화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최현미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