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검찰이 ELW 부정 거래를 수사한 이후 12개 전·현직 증권사 대표가 기소되고 스캘퍼가 대거 잠적한 여파로 거래량은 전성기와 비교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ELW 추가 건전화 방안이 8월에 시행돼 기본예탁금 1500만원이 부과되면 ELW 거래량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스캘퍼는 주식 보유 시간을 통상적으로 2~3분 단위로 짧게 잡아 하루에 수십 번 또는 수백 번씩 주식 거래를 하며 박리다매식으로 매매차익을 얻는 투자가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ELW 거래대금은 8723억원으로 집계됐다. 2009년 12월23일 6634억원 이후 1년7개월 만에 최저치로 2010년 10월14일 2조7747억원으로 정점을 찍었을 때와 비교하면 31% 수준에 불과하다. 홍콩 ELW 시장과 맞먹으며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했던 국내 ELW 시장이 검찰의 강도 높은 조사로 중태에 빠진 형국이다. 1년 새 거래대금이 홍콩 시장의 절반에도 못 미치게 됐다.

이달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조435억원으로, 2010년 10월 하루 평균 2조678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매매의 활발한 정도를 보여 주는 회전율은 2010년 10월 20%를 넘나들다 지난 11일에는 8.27%로 뚝 떨어졌다.

증권업계는 검찰 수사 이후 ELW 전용선 서비스를 모두 중지했다. 공판이 시작되면서 ELW 마케팅도 거의 없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러다가 시장이 고사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지수가 반등하면서 ELW 투자로 수익을 내기 좋은 조건이 돼 그나마 1조원 안팎의 거래대금이 유지되고 있다”면서 “스캘퍼는 몸을 사리고, 8월부터 예탁금 부과가 시작되면 소액 투자자가 줄어 ELW 시장은 자칫 고사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임정환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