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운찬(오른쪽) 총리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세종시 수정안관련 5개 법안 심의를 위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연수기자

정운찬 국무총리는 16일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지금 우리 앞에는 한순간도 허비할 시간이 없다”면서 “7년을 기다려온 (충청)지역 주민들의 고통이 너무 크고, 첨단분야 투자를 약속한 기업들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세종시 수정안 관련 5개 법안을 심의하기에 앞서 “어제의 잘못을 바로잡아 새로운 내일을 준비하는 것은 국정을 책임지는 우리 모두의 시대적 소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세종시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 갈등은 물론 한나라당 내 갈등이 여전한 가운데 세종시 수정안 관련 5개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 총리는 이날 “세종시 문제는 국가적 대사”라며 “더 이상 눈앞의 이해관계에 매몰돼서는 안되며 나보다 우리를 앞세우고 오늘의 집착에서 벗어나 내일의 눈으로 세종시를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립과 반목에 발목이 잡히면 그런 사회는 더 이상 진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과거 약속에 얽매여 우리 자녀들의 장래까지 어둡게 할 수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날 국무회의는 세종시에 중앙행정부처를 이전하는 대신 과학·교육·산업 위주의 교육과학중심경제도시를 조성하는 내용의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 등을 심의·의결했다.

개정안에는 세종시에 중앙 행정부처를 이전하는 안을 백지화하고 도시의 성격을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교육과학중심경제도시’로 변경하기 위한 내용이 담겼다.

이날 개정안 의결에 따라 세종시 특목고가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해 외국어고가 2011년 개교하게 된다. 또 2012년에는 과학고와 자율고, 2013년에는 예술고가 각각 개교한다. 정부는 이날 의결된 세종시법 개정 관련 5개 법안에 대해 한나라당 세종시 6인 중진협의체의 논의를 지켜본 뒤 이르면 이달 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김순환·신보영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