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이 16일 세종시를 향해 다시 뛰기 시작했다. 이날 세종시 특별법 개정안의 국무회의 의결이 새로운 세종시 여론을 형성하는 데 중대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겉으로는 한나라당 중진협의체 논의과정과 여론향배를 지켜보며 차분히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견지하지만, 내심 최근 충청지역 여론에서 의미있는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최근 자체 여론조사결과 충청지역에서도 원안및 수정안 찬성 응답률이 모두 40% 초반대로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직 수치가 들쑥날쑥하는 경향을 보이면서도 3월초부터 두 안의 찬성률이 엇비슷한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수정안 찬성률이 원안보다 10% 우위를 지키는 가운데 청와대는 충청지역에서 ‘5 대 5’ 양상을 보이기 시작하면 정치권, 특히 한나라당내 친박(친박근혜)계도 돌아설 것이라는 압박 논리를 펴왔다. 청와대 핵심참모는 “충청 민심에서도 합리적 토론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긍정평가했다. 이 참모는 “그동안 원안이 추진돼도 수정안 내용인 대기업과 과학기술비즈니스벨트가 당연히 오는 것으로 생각하다가 차이점을 인식한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금은 중진협의체 논의 만을 지켜볼 뿐 강행 처리니, 국민투표니 등의 다른 생각을 하지 않겠다”며 친박계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눈치다.

1월말 이후 충청 방문을 삼가고 정중동 행보를 보였던 정운찬 총리는 이날 국무회의 의결을 계기로 공개활동을 재개했다. 정 총리는 회의에서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비장한 의지를 내비쳤다. “오늘의 집착에서 벗어나 내일의 눈으로 세종시를 바라보자”고 호소했다.

정 총리는 17일 총리공관에서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 회의 겸 만찬을 주재한다. 18일에는 전북 완주를 방문, 세종시 수정의 당위성과 차질없는 혁신도시 추진 의지를 재확인하고 19일에는 고향인 충남 공주를 방문할 예정이다.

김상협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