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종시 성격을 수정하는 내용의 세종시 특별법 개정안을 1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것에 대해 충청권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세종시 예정지역 자치단체와 시민단체 등은 ‘정부의 수정안이 어차피 국회 논의 과정에서 폐기될 것’이라며 의미를 축소하고 있는 반면 수정안 지지자들은 ‘정부 개정안이 정치권으로 넘어간 만큼 대화와 타협을 통해 조속히 처리돼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유한식 충남 연기군수는 “정부가 마련한 세종시 수정안은 당초 원안에 그 내용이 다 포함돼 있던 것에 불과하다”며 “기업유치나 교육기능 등도 당초 원안에 그렇게 추진하도록 법적으로 규정돼 있던 내용”이라고 비난했다. 유 군수는 또 “정부의 수정안은 결국 행정부처 기능을 제거하고 나머지 지엽적인 내용만 유지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반면 수정안을 지지하는 선진충청 포럼 대표를 맡고 있는 류해일 공주대 교수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등이 포함된 세종시 수정안은 원안에 비해 몇십배의 보너스를 얹어준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제 정치권 지도자들이 국민통합과 국가 발전을 위해 대승적인 대타협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예정지역 주민들의 반응도 찬반이 나뉘었다. 연기군 남면 양화 2리 이장 임재무(70)씨는 “주민들중 상당수는 원안지지층”이라고 전제하면서도 “70가구 주민들 중 4000만원 미만의 보상을 받아 아무런 생계대책이 없는 주민들이 20가구에 이르러 원안이든 수정안이든 빨리 주민생계를 지원해줄 수 있는 방안이 추진되길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만수 연기군 남면 진의리 이장은 “항간에서 지방선거가 끝난 뒤 개헌과 함께 세종시 국민투표가 추진될 것이라고 하는데, 주민들을 더이상 소모적인 논쟁으로 지치게 하지 말고 조속히 정치권이 나서줘야 한다”고 말했다.

연기 = 김창희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