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사상 처음으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총 400억달러(약 47조원) 규모의 원자력발전 플랜트를 수출하는 데 이어 터키와 요르단, 카자흐스탄 및 태국, 베트남,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도 대규모 원전 및 중소형 원자로를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28일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UAE 원전수출로 세계 원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며 “UAE 다음으로 터키를 상대로 내년 상반기(1~6월)에 원자로 2기, 수주 규모 100억달러의 대규모 원전수주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정부 고위관계자도 “정부는 1년여 전부터 터키 정부와 물밑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UAE 수주를 계기로 중동지역의 수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요르단과 2억달러 규모의 연구용 원자로 건설을 위한 본계약이 내년 3월 예상되는 데 이어 이를 계기로 요르단에 발전용 원자로 1기(상용 원전) 수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고 밝혔다.

정부의 한 핵심 관계자는 “터키의 경우 2차 시놉 지역에 2차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라며 “그동안 수의계약을 위해 노력했는데 다시 입찰이 이뤄질 것 같아 수주경쟁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중소형 원자로의 경우 카자흐스탄 등 관심국들과 건설타당성 공동조사 등 수출협의를 본격 실시하고, 태국, 베트남, 남아공 등 발주 예상국가들의 요구사양을 파악해 사전 입찰을 준비해나갈 계획이다.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시장규모가 1200조원에 달하는 400여기의 추가 원전 수요가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는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에 대해서도 한국형 원전수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100기 이상의 원전 추가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중국 시장 공략전략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특히 국가별 맞춤형 수주노력을 전개하는 한편, 원자력을 차세대 수출산업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에 따라 100% 순수한 한국기술로 만든 원자로(APR+)개발을 2012년까지 조기 완료할 방침이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UAE를 전격 방문, 27일 아부다비에서 할리파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한국전력 컨소시엄의 UAE 원전수주를 최종 확정한 뒤 28일 오전 귀국했다. UAE와의 원전수출은 지난 15일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상협·이민종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