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원자력 발전 건설공사를 수주하기에 앞서 양국의 군사교류 수준을 동맹국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군사교류협력 협정(MOU)을 체결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양국은 MOU 체결과 관련, 유사시 군사적 지원까지 포함하는 등 군사지원 관련 20가지 항목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 합의내용은 비밀에 부치고 있다.

양국 정상은 내년 수교 30주년을 맞아 한·UAE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설정하기로 합의하면서 UAE 유사시 등과 관련해 제공할 군사관련 분야의 인센티브가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유사시 군사지원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 없지만 북한과 협력하고 있는 이란 등 중동지역내 안보 정세 변화와 관련, UAE의 지정학적 안보위협 등에 대해 우리가 군사적으로 포괄적으로 협력하는 방안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지난달 17~20일, 23~26일 두 차례 UAE를 방문해 군 고위 인사들과 광범위하게 접촉하면서 양국의 포괄적 군사 교류협력 방안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국은 방산기술 교류와 군 교육훈련 협력, 군 고위인사 교환, 조종사 양성 지원 등 20가지 항목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지난 2006년 UAE와 체결한 군사협력협정을 보다 큰 틀에서 확대하는 수준의 MOU를 체결했으나 구체적인 세부사안은 앞으로 계속해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소식통은 김 장관의 UAE 방문을 계기로 육·해·공군 분야에서 각각 세부적인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고 전했다. UAE는 과학적 교전훈련 체계인 마일스(MILES) 교전장비를 이용한 교육훈련시스템 구축과 항만방어체계, 조종사 양성 지원 등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일스 교육훈련체계와 관련, 우리의 앞선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최근 중소 방산업체인 코리아일레콤이 중동국가에 2000억원 규모의 마일스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항만방어체계는 항만 주요 시설에 열상감시장비(TOD)와 열감지센서 등을 설치해 침입자를 확인하는 한편 소형 고속정을 이용해 항만시설을 감시하는 체계다. 조종사 양성은 UAE의 조종사를 한국에서 공군 장비를 이용해 훈련하는 방식이다.

정충신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