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원전 수주 성공을 계기로, ‘포스트 UAE’를 위한 시스템 정비 작업에 착수키로 해 원자력발전 업계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국내 원전 건설 지원 시스템을 수출 위주로 대폭 전환해 한국형 원전의 브랜드 파워를 끌어올림으로써 ‘원전르네상스’시대에서 앞서 나가겠다는 복안에 따른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터키와 요르단 등에 후속 수출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과 정황이 포착되면서 원전 수출 릴레이가 이어질지 업계 안팎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식경제부 고위관계자는 28일 “본격적인 원전 수출시대를 맞아 원전의 정부 및 산업지원체제를 해외수출에 맞춰 변경하고 부수적인 마케팅 전략과 미자립 기술의 조기 자립화 등을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한 세부대책을 내년 1월초에 확정·발표하기로 했다.

정부가 검토중인 안을 보면, 지경부와 교육과학기술부로 이원화된 원자력 행정체제와 함께 해외사업은 한전, 국내사업은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맡고 있는 산업체계도 일부 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수출전략은 철저한 맞춤형으로 전환된다. 원전도입국의 수요, 수출가능성 및 사업환경 등을 살펴 전략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의도로, 터키와 요르단, 중국 등을 ‘원전 최우선 수출국가’로 정해 민관의 역량을 쏟아붓기로 했다. 터키는 아큐유 지역의 원전 외에 시놉 지역에 제2원전 건설을 추진중이다. 요르단은 아키바 인근 지역에 100만㎾급 원전 2기 건설을 목표로 후보 노형에 대한 기술성 평가가 진행될 예정이다.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는 ‘중기사업 착수 예정국가’로 분류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지난해 400만㎾인 원전설비를 2032년까지 6300만㎾로 확대키로 해 50여기의 신규 원전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 도입을 계획중이지만 도입기반이 취약한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은 원자력 인력양성, 인프라 구축지원 등으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할 방침이다. 지경부는 사우디의 경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공학과에 10명의 전문인력을 요청했고, 이집트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과 원자력 안전기술 및 규제분야 협력을 추진하는 등 원전 건설 추세에 맞춰 사전 교류가 점증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설계코드, 원자로냉각재펌프(RCP), 제어계측장치(MMIS) 등 3대 미확보 핵심기술도 예정대로 2012년까지 조기 자립화를 추진키로 했다. 당초 2015년이었던 이들 기술은 3년 앞당겨 개발키로 일정을 수정한 바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독자 신형원전인 APR+도 웨스팅하우스 등 선진 기술을 빌리지 않고 완전 100% 자립 개발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종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