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BBK 사건 연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최재경 부장검사)은 이 후보가 BBK 주가조작사건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같은 내용의 수사결과를 오는 4, 5일 발표한다. 특히 검찰은 이번 수사 과정에서 이 후보에 대한 서면조사를 극비리에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 검찰 관계자와 정치권 인사에 따르면 검찰이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이 후보의 주가조작 연루의혹, BBK 및 다스 실소유주 의혹 등과 관련해 이 후보에 대한 서면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당초 이번 사건 수사를 마무리짓기 위해서는 이 후보에 대한 직접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으나 대선 선거운동이 시작돼 사실상 이 후보 소환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최근 서면조사로 대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 후보에 대한 서면조사를 실시했느냐”는 질문에 “저쪽(이 후보측)에 알아봐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관계자는 “당에서도 극소수의 사람만 관련 내용을 알고 있으며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서면조사 사실이) 알려지는 게 좋을게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해 서면조사가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한나라당의 또다른 관계자도 “그 문제는 NCND(시인도 부인도 않는 것)이며 (검찰조사와 관련)형식이나 내용에 대해 일절 확인해주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사실상 최대 걸림돌이던 이 후보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함에 따라 5일 2차 구속시한이 만료되는 김경준씨에 대한 공소장 및 수사결과 발표문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 일각에서 수사 발표 시기를 4일로 앞당기자는 의견이 제기됐으나 검찰은 자금 추적 등 막판 조사가 여전히 진행되는 만큼 5일 김씨 기소와 함께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방안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후보의 주가조작 공모 혐의에 대해서는 무혐의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의 BBK 실소유주 의혹에 대해서는 김경준 전 BBK대표측 주장 일부가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면서 최종 결론을 내리기 위한 막바지 자금 추적을 하고 있다. 다스가 2000년 BBK에 190억원을 투자한 경위 등과 관련한 계좌추적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후보가 다스를 실제 소유하고도 공직자 재산신고 때 누락했다는 고발 사건에 대한 결론도 이번 발표에 포함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다스 실소유주인지에 대한 판단도 수사결과에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도곡동 땅 실소유 문제는 다스 실소유주 문제와 분리해 발표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도곡동 땅 차명보유 의혹은 이미 8월에 처리한 사건”이라며 “처리한 사건을 왜 다시 수사하냐”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4, 5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옵셔널벤처스의 주가를 조작하고 회사자금 384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김씨를 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정혜승·조성진기자 hsje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