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사건’에 대한 검찰의 중간 수사결과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의 공방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신당은 3일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에 대한 특별검사제 도입 법안을 발의했고, 한나라당은 “이성을 잃은 막가파식 행태”라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 BBK사건은 ‘새로운 시작’이다 = 특검법을 대표 발의한 윤호중 신당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검찰은 유력 대선 후보의 압력에 개의치 말고, 법과 원칙에 따라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이런 의미에서 특검 발의는 검찰을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검찰에서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법은 이 후보의 ▲BBK주가조작 등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 ▲공금 횡령 등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 ▲다스의 지분 등 재산신고 누락 등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 등을 조사대상으로 삼고 있다.

임종석 신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사실관계를 정확히 밝히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 결과를 내놓으면 감수할 수밖에 없지만, 사실관계의 핵심 문제를 밝히지 않고 얼버무리면 특검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실제로 법안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대선 이후 임시국회를 통해서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번 특검이 ‘대선용’이 아니라 대선 이후까지 염두에 둔 장기적 포석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신당은 일단 의원 발의 형태로 특검법을 제출한 뒤 한나라당이 거부하면 당론으로 정해 민주당, 민주노동당과 연대해 처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놓았다. 민주당은 특검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민노당은 “검찰 발표를 보자”며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회창 후보측의 이혜연 대변인은 이날 “(이명박 후보의) BBK 명함이나 이면계약서 도장이 진짜로 판명돼 만약 이런 실체적 진실을 검찰이 외면한다면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 막가파식 폭거다 =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신당의 BBK특검 발의는 BBK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에 대한 협박이고, 검찰을 압박해 진실을 왜곡시키려는 술책”이라며 “신당은 완전히 이성을 잃고 막가파식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특검법안 발의는 이 후보를 음해하기 위한 대선전략용 정치공세”라며 “특검법안이 발의되더라도 상임위에 상정되는 것에 합의하지 않을 것이고, 이에 따라 국회통과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강재섭 대표도 “지난번에는 국회의원 60~70명이 (검찰을) 협박하더니 이제는 특검법으로 다시 검찰을 무력화시키려고 한다”며 “자신들의 의도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검찰을 정치권력의) 시녀나 정치 검찰로 만들지 말 것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공격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신당 의도는 마지막까지 검찰을 협박하고 이 후보와 무관함이 드러난 이후에도 선거일까지 이를 이용하고 그 이후에는 총선 때까지 이용하겠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유병권·심은정기자 yb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