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임채진 검찰총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청사에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곽성호기자

김경준씨에 대한 구속만기(12월5일)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검찰의 수사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은 3일 비공식적으로 수뇌부 회의를 열어 발표의 범위와 수위 형식 등에 대해 숙의하는 등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수사결과 발표 내용 =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관련된 의혹은 ㈜다스 차명보유 의혹, 김씨의 주가조작 및 횡령 연루 의혹, BBK 차명 보유 의혹 등 세 가지다. 앞의 두 의혹은 지만원씨와 대통합민주신당에서 각각 이 후보를 고발 했고, BBK 차명보유 의혹은 범여권에서 꾸준히 제기해온 것으로 앞의 두 의혹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사안이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씨의 주요 혐의도 이 부분인만큼 검찰은 수사초기부터 지속적으로 관련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고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 한 상태다. 우선 실제 주가조작이 이뤄진 옵셔널벤처스 직원들도 이 후보의 연루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부분 부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주가조작에 동원된 자금과 김씨가 횡령한 자금의 흐름 등을 파악한 결과, 이 후보가 직접 연루된 정황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의 다스 실소유 의혹과 관련, 검찰은 지난달 30일 이 후보의 처남이자 다스의 대주주인 김재정씨를 소환 조사하고, 관련 계좌추적도 계속하는 등 사건을 매듭 짓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 이 후보의 BBK 차명 보유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은 어느정도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글계약서 및 계약서 상 이 후보 인감 등에 대한 감정 결과와 홍종국 전 e캐피탈 대표 등 참고인 등을 통해 계약서의 진위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BBK 설립과 주식소유 변동을 둘러싼 자금추적도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결과 발표 수위 및 형식 = 검찰의 수사발표 수위는 아직 미정이다. 지씨와 대통합민주신당이 고발한 두 사건은 검찰이 기소나 불기소 등 처분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수사결과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BBK 차명 보유 의혹의 경우 형식논리상으로는 발표에서 제외할 수 있으나 고발된 두 사건과의 연관성이 깊어 현재로서는 검찰 수사결과 발표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이 수사결과 발표 방식은 대략 두 가지로 예상된다. 첫째는 이 후보에 대한 의혹과 관련해 하나하나 설명을 하는 방식이다. 지난 2002년 병풍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할 때도 검찰은 이 방법을 사용했다. 재경 지역의 한 간부 검사는 “국민적인 관심이 쏠려있는 사건이므로 의혹 하나하나에 대해 설명을 하는 것이 검찰의 의무다”고 말했다. 정치적 쟁점이 된 상황에서 검찰로서도 다 털고 가는 게 낫다는 판단인 것이다. 임채진 검찰총장도 취임사에서 “있는 것은 있다고 없는 것은 없다고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음으로는 김씨를 기소하면서 이 후보와 관련해서는 고발된 사건에 대한 처리 결과만 발표하는 것이다. 이 경우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다스 차명보유 의혹에 대해서는 처분 이유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있겠지만, BBK 차명 보유 의혹에 대한 설명은 제외될 수도 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검사는 기소로만 말해야 한다”며 “사건처리와 관련된 핵심 내용만 발표하면 된다”고 말했다.

수사 결과 발표의 형식도 관심의 대상이다. 검찰이 상세한 보도자료와 함께 공식 브리핑을 열 것인지 아니면 공식발표문 없이 구두로만 설명할지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공식 브리핑으로 발표가 된다면 촬영도 허용되고 공식발표문도 외부에 공개된다. 검찰이 구두로만 발표할 가능성도 크다. 지난 8월 이 후보의 도곡당 땅 차명 보유 의혹에 대한 수사결과 발표 때도 검찰은 촬영 없이 구두로만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성진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