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검찰의 서면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사 방식과 내용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후보가 지난달 25일 공식 대선후보로 등록한 이후 이 후보에 대한 조사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왔다. 하지만 이 후보 조사는 검찰 수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수사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필요불가결한 절차다. 우선 이 후보는 주가조작 의혹 등의 혐의로 고발된만큼 피고발인인 이 후보에 대한 조사없이 수사를 종결지을 수 없다. 정치적으로도 검찰이 이 후보에 대한 조사 없이 결과를 발표한다면 당장 검찰이 ‘예비권력’의 눈치를 봤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이 후보에 대한 조사가 없다면 수사 결과에 대한 신뢰도 확보하기 어렵다. 기소를 하면 한나라당이, 무혐의 처분을 하면 대통합민주신당이 검찰 수사 결과를 비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대통합민주신당은 이 후보에 대해 조사를 실시할 것으로 검찰에 요구하고 있고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며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검찰은 이 후보에 대한 조사 여부에 대해 “구체적 수사 상황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검찰이 이 후보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조사했다는 것 자체가 대선판도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행위가 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반응으로 볼 수 있다. 한나라당의 관계자 역시 “검찰 수사발표를 앞두고 굳이 (서면조사 사실이) 알려지는게 좋을 게 없다는 판단에서 조용히 넘어가려 하고 있다”며 이 후보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검찰이 이 후보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다면 이 후보와 관련된 세 가지 의혹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질문을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김경준씨 측과 이 후보측의 주장이 상반되는 만큼 이 후보 역시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김씨 및 참고인 조사나 계좌추적 등을 통해 확보한 증거나 진술을 토대로 한글계약서를 포함해 김씨가 제시한 이면계약서들의 진위 여부, 명함 및 홍보책자 사용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의 답변이 충분하지 않았다면 검찰이 재차 질의를 했을 수도 있다.

이 후보에 대한 직접 조사가 아니라 변호인들을 통해 이 후보의 의견이 간접적으로 전해지는 방식으로 조사가 이뤄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통상 피고발인 조사는 당사자 조사를 원칙으로 한다는 점에서 간접 조사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법조계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조성진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