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6일 ‘행복도시 울산만들기 범시민협의회’소속 회원과 울산 시민들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전국금속노련 현대차지부의 28·29일 파업의 철회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울산 = 곽성호기자

‘현대자동차 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차지부)은 28~29일 전체파업을 강행할 수 있을까’

현대차 노조가 오는 28~29일 전체파업을 예정대로 강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경제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현장 노조원들의 정치파업에 대한 반발이 워낙 거센 데다 여론의 움직임도 매우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또 현대차 노조가 조만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파업 카드’를 현시점에서 써버릴 경우 향후 임단협에서 매우 불리한 위치에 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이 때문에 현대차 노조 집행부가 ‘파업은 예정대로 한다’는 명분은 갖되 조합원의 동참을 유도하고 국민들의 비판 여론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차 노조는 지난 22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올해 임단협 요구안으로 기본급 대비 8.90%, 통상급 대비 7.26%인 12만8805원의 임금인상안을 통과시켰다. 또 “올해 당기순이익의 30%를 성과금으로 제공하라”는 내용도 회사측에 요구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 같은 임단협 요구안에 대해 오는 7월 초부터 사측과 본격적인 협상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최근 전체파업에 대한 조합원들의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지자 “오는 28∼29일 전체 파업은 ‘임단투(임금단체협상 투쟁)’의 전초전”이라고 선전하며 노조원들의 전체 파업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노조원들은 “이번에 정치파업을 하면 임단협은 물건너 간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국민 대다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금속노조가 주도하는 정치파업을 강행한 뒤 며칠 지나지 않아 임금 인상과 성과금 투쟁을 벌이는 게 얼마나 무리한 일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일 현대차 노조가 전체파업을 무리하게 강행할 경우 현대차 노조는 심각한 자중지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현대차 노조가 28일 4시간, 29일 6시간으로 예정돼 있는 파업 시간을 단축하는 방안 등 파업을 한다는 명분은 찾되 노조원들의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간부 파업으로의 전환 ▲전체 파업 철회 등 한 걸음 더 나갈 가능성도 있다는 예상도 내놓고 있지만, 이럴 경우 현대차 노조가 상급 노조인 금속노조의 지침을 거부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노조 집행부의 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장의 분위기를 고려할 때 노조 집행부가 전체파업을 강행하더라도 동참하는 노조원들은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노(勞) - 노(勞) 갈등으로 인한 불상사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해동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