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입장 다른 여야 권성동(왼쪽 사진 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 3년9개월만에 ‘與지지 최저’

유인책 없이 사실상 방치된 셈
여당의 계엄사태 수습에 ‘염증’

20대男의 이재명 비판도 여전
‘민주 지지’ 계속될지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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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성향이 강하다고 여겨지는 20대 남성이 지난해 12월 국민의힘보다 더불어민주당에 더 많은 지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4월부터 이어진 20대 남성의 보수 정당 지지 흐름이 이대로 끊길지 주목된다.

3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2024년 12월 18∼29세 남성의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25%)이 국민의힘(22%)을 3%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는 2020년 11월(27%) 이후 4년 1개월 만에 최고치, 국민의힘은 2021년 3월(17%) 이후 3년 9개월 만에 최저치다.

20대 남성은 민주당에 더 많은 지지를 보내다 문재인 정부 후반부터 보수 정당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세는 윤석열 정부 출범 초인 2022년 6월 민주당과의 격차를 34%포인트(국민의힘 48%·민주당 14%)까지 키우며 자리 잡았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민주당(민주당 23%·국민의힘 22%)이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등 올해 들어 두 정당의 차이가 줄었고 12월 또다시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앞지른 것이다.

아직은 오차범위 내 변동이기는 하나 20대 남성의 보수 정당 지지 경향은 꺾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60대 이상과 달리 20대 남성에서는 보수 정당에 대한 지지가 견고하지 않았던 데다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현 개혁신당 의원) 탈당 이후 20대 남성에게 소구하는 메시지가 없었던 상태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하자 등을 돌렸다는 것이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대 남성이 젠더 갈등 때문에 보수화된 건 맞지만 60대처럼 국민의힘을 전통적으로 지지하는 세대가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인 유인책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이 전 대표가 탈당한 후 사실상 방치됐던 게 사실”이라며 “여기에 민주화 세례를 받은 20대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민의힘이 이를 감싸며 염증을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수 정당 지지 이탈이 민주당 지지로 연결될지는 불확실하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에 대한 20대 남성의 지지가 높은 충성도를 담고 있기보다는 비상계엄 수습 국면에서 국민의힘에 느낀 실망감과 반감을 드러내는 수단이었을 것이라고 봤다. 윤광일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대 남성은 그동안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해 ‘페미 코인’(페미니즘 논쟁에 편승해 이득을 얻는 행위를 비꼬는 말)을 타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며 “민주당 지지세가 이어질 것인지에는 의문부호가 찍힌다”고 했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