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3일(한국시간) 독일 하노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표팀의 잔디적응훈련에서 선수들이 전력질주 연습을 하고 있다. 하노버 = 곽성호기자

딕 아드보카트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4일 오전 4시(한국시간) 하노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스위스와의 2006 독일월드컵 G조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승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다시 한 번 내비쳤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23일 하노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훈련을 마친 뒤 믹스트존을 빠져나가다 한 외신기자로부터 ‘16강 진출을 놓고 프랑스와 추첨까지 가는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라는 질문에 “스위스는 능력 있는 팀이다. 조직력도 잘 다져졌고, 훌륭한 선수들도 많아 상대하기에 까다로운 팀”이라면서도 주저없이 “그런 일(추첨)은 없을 것이다. 나는 이길 것이다(I Will Win)”라고 강조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미 러시아 프로축구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 감독으로 가기로 계약했다. 따라서 24일 경기에서 한국이 스위스에 패해 16강 문턱에서 좌절한다면 그는 한국과의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유럽의 강호 스위스를 물리치고 16강에 진출한다면 그는 한국으로 금의환향할 수 있다. 그리고 또한번 2002한·일월드컵의 거스 히딩크처럼 ‘한국인의 영웅’으로 추앙받을 수 있다. 러시아로 떠나는 길에도 성대한 환송을 받을 수 있다.

경기를 하루 앞둔 23일, 하노버 월드컵경기장에서 실시한 공식 훈련 장면에서 그의 심경 한자락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이날 평소와 다르게 패싱훈련 현장에 들어가 박주영, 김진규 등과 공을 뺏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골대를 선수들과 함께 직접 옮기기도 했다.

그는 곧 한국을 떠난다. 그러나 그는 ‘아름다운 이별’을 원하고 있다.

한편 ‘아드보카트호의 심장’ 박지성도 감독의 이런 심경을 아는지 인터뷰에서 “오로지 공격과 승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박지성은 23일 적응훈련을 한 다음 곧바로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계속 전면적인 공격을 가하고 오직 이기는 것밖에 길이 없다”고 답했다. 어떤 질문을 던지더라도 답은 한결같았다.

박지성의 이런 반응은 고도의 집중력을 모으고 있는 결전 직전의 ‘마인드 컨트롤’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다른 일들에 대해서는 완전히 신경을 끄고 오로지 결전의 순간에만 모든 집중력을 쏟아붓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하노버 = 이경택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