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각 총탄핵 vs ‘野 내란’… 헌재 결정 기다리는 게 正道 충돌하는 다양한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 제도인 민주주의는 덜컹거리며 나아갈 수밖에 없지만, 헌법과 상식의 궤도를 벗어나선 안 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판결도, 법치주의 궤도에서 진행됐기 때문에 국민이 일단 수용했다. 그런데 최근 민주당의 행태는 탈선 직전까지 왔다.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는 가운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1일까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재탄핵할 수 있다는 경고를 했다. 국무위원을 차례로 탄핵하는‘줄탄핵’, 한꺼번에 탄핵하는 ‘총탄핵’ 등으로 국무회의를 불능 상태로 만들자는 얘기도 나온다. 민주당이 전시(戰時) 상황에서도 굳건해야 할 내각을 불능 상태를 만들겠다고 겁박하는 것은 이성을 잃은 행태다. 현재 국무위원은 16명(총원 21명)으로 한 대행과 최 부총리 외에 4명을 더 탄핵하면 국무회의 개최가 불가능하다. 정부조직법에 따른 국무회의 규정(대통령령)은 ‘구성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개의(開議)하고, 출석구성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킨 법안에 대한 거부권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민주당은 오는 18일 임기가 끝나는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임기를 6개월 연장하는 법안을 이미 발의해 놓고 있다. 명백한 위헌적 법안이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시도야말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하여 전복 또는 그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내란(형법 제91조)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 대표 등을 내란선동죄로 31일 고발했다. 민주당을 위헌 정당으로 제소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국무회의 의사정족수를 국무위원 2인 이상으로 하는 대통령령을 개정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결코 바람직한 방안은 아니지만, 국회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의 폭주에 맞설 고육책이라는 공감대도 커간다. 최근 헌재에도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그렇더라도 헌재 결정을 존중하는 이외의 민주적 방법은 없다. 여야 정치권은 어떤 경우에도 승복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차분히 헌재 결론을 기다리는 게 민주주의를 위한 정도(正道)다.
- 문화일보
- 2025-03-31 11:40
-
투자하기 겁나는 나라, 한국 ‘툭 하면 법 위반이라고 경영자를 처벌하는데, 차라리 해외로 나가야 할 것 같다’ ‘정국도 불안한데 기업 잡겠다는 법안만 수두룩하다. 다른 나라는 기업 키운다고 난리인데, 왜 기업을 잡아먹지 못해 난리인가’. 요즘 기업인을 만나면 자주 듣는 얘기다. 기업을 일으켜 국가에 보답한다는 ‘사업보국’으로 대변돼 온 기업가 정신이 요즘처럼 바닥까지 떨어진 적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전쟁의 칼을 휘두르고, 한국 정부는 국정 공백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을 ‘로키(낮은 목소리) 전략’으로 포장하고, 정치권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미래 투자를 가로막는 상법 개정 같은 각종 규제를 남발한다. 이번 관세 전쟁은 한국 기업이 처한 현실을 어느 때보다 극명하게 드러내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틀 뒤면 각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하고, 사흘 뒤면 자동차 관세를 부과할 작정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비관세 장벽을 문제 삼아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을 무력화시킬 가능성이 큰데, 대표적인 비관세 장벽 중 하나로 기업 규제가 지목되고 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최근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한 교역 상대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 의견서에 따르면 한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인 상당수는 각종 규제 위반 등을 이유로 한국에서 징역형이나 출국금지, 국정감사 출석 등과 같은 처우를 당했는데, 다른 선진국에선 겪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 미국상의는 이에 대해 “다른 선진국은 대부분 민사의 문제로 취급하는데, 한국은 정치적 동기로 기업인에 대한 과도한 형사처벌을 추진하곤 한다”며 국제 무역 질서와 거리가 멀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관련 법률은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형사 처분 조항이 도배하다시피 하고 있다. 강도도 못잖게 세다. 2022년 당시 한국경제인협회가 16개 부처 소관 법률 721개 가운데 기업 활동과 관련이 높은 법률 301개를 선정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대번에 알 수 있다. 관련 법률 중 형벌 조항을 두고 있는 항목은 6581개에 달했다. 행위자와 법인을 동시에 처벌하는 양벌규정을 두는 조항은 91.9%에 해당하는 6047개, 형벌과 징벌적 손해배상을 중복해서 명시한 조항은 170개였다. 이뿐 아니다. 징역형의 상한을 두지 않는 조항 수는 225개에 이르고 징역과 벌금, 과징금 등으로 삼중 처벌을 규정한 조항 수는 580개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반(反)경쟁’ 행위에 대한 처벌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는다. 유럽은 과징금으로, 미국은 형벌로 각각 제재하는데, 한국은 형벌과 과징금 모두로 이중 처벌을 한다. 3년 전 분석한 결과이니 지금은 더 심하면 심해졌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제22대 국회 들어 발의된 규제 법안은 21대 때보다 10여% 늘어난 반면, 지원 법안은 반대로 그 이상 줄어든 상황이다. 노조에 기울어진 노동 규제도 대표적인 사례다. 오죽하면 불법 파견 혐의로 기소돼 출국금지를 당했던 카허 카젬 전 한국GM 사장이 GM상하이자동차로 자리를 옮긴 뒤 “한국에선 노사문제 대응이 업무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중국에선 그런 일이 없어 경영에 전념할 수 있었다”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겠는가.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25% 관세 부과까지 강행하면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는 한국 생산기지를 더는 유지할 이유를 찾기가 힘들어질 것이다. 한국GM은 지난해 42만 대를 생산해 미국에 수출했는데, 현대차그룹 미국 수출 물량(64만 대)과 비교하면 66%에 달한다. 지난 13일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이 현실화하면 기업가 정신은 산불이 지나간 자리처럼 황폐해질 것이다.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은 중국 같은 사회주의에 뿌리를 둔 일부 국가에나 통용되는 개념이다. 단기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중장기 투자 전략은 엄두도 낼 수 없게 만들고, 기업과 자본의 해외 유출은 심해질 것이다. 한국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에 투자한 금액은 203조 원이다. 국내 기업이 미국에 짓고 있는 공장 규모를 경제 효과로 환산하면 우리나라에 광역시를 세울 정도라는 얘기도 나온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개정 상법의 재의 요구를 해야 한다. 더 이상 기업을 내쫓아선 안 된다.- 문화일보
- 2025-03-31 11:36
-
서민 외면한 최저임금 몽니 지난 23일 서울시는 정부가 추진하는 최저임금 미적용 ‘외국인 가사사용인’ 시범사업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법무부와 함께 서울에 체류 및 거주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가사·육아 분야 활동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후 D-2(유학), D-10-1(일반 구직), F-3(동반), F-1-5(방문동거) 등 국내에 합법 체류할 수 있는 비자 4종을 보유한 성년 외국인을 대상으로 민간 매칭 플랫폼 업체를 통해 참여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유학생, 결혼이주자 등이 외국인 가사사용인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외국인 가사사용인 사업 참여 신청 접수는 4월까지 이어진다. 4∼5월 사이에 교육을 받고, 6월부터 양육 가구에 배정돼 가사·육아 활동을 하게 된다. 서울시는 총 300가구에 외국인 가사사용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만 6∼18세 미성년자를 양육하는 서울 소재 가정을 대상으로 한다. 가사사용인으로 활동하는 유학생에게는 취업 시간을 최대 35시간으로 늘려준다. 비자를 변경할 때 혜택도 준다. 구직 자격(D-10)으로 체류 기간 연장 시 가점(10점)을 부여한다. 점수제 거주 비자(F-2-7)를 취득할 때 봉사활동 점수도 받을 수 있다. 유학 비자를 유지하며 기간만 연장해도 재정 능력 입증 서류를 축소 또는 면제해준다. 가사사용인은 현재 운영 중인 ‘외국인(필리핀) 가사관리사’와 다르다. 가사사용인의 가장 큰 특징은 계약이 이용 가구와 가사·육아 서비스 제공자 간 사적 계약 형태란 점이다. 따라서 근로기준법·최저임금법 등 노동관계법을 적용받지 않는다. 최저임금도 적용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반면, 필리핀 가사관리사는 정부 인증을 받은 가사서비스 제공기관에 고용된 신분이라 최저임금법 등 적용 대상이다. 이에 노동계와 진보 진영은 외국인 가사사용인 제도에 대해 ‘차별을 공식화하는 정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26일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토론회를 열고 “법적 제재를 회피하겠다는 것” “시장 임금을 교란하는 행위에 가깝다”고 비난했다. 신청 접수 단계인데 벌써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진보 진영의 주장은 현실과 괴리가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시행한 필리핀 가사관리사 1차 시범사업은 사실상 실패했다. 지난 4일부터 148가구가 참여해 연장 시행에 들어갔지만, 이용 가구는 20% 줄었다. 실패의 주된 이유는 최저임금 적용으로 인한 고비용이다. 1차 시범사업 때도 인건비가 비싸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그보다도 50만 원가량 늘어나 이제는 월 292만3200원(주 40시간 기준)에 달한다. 이에 필리핀 가사관리사 이용 가정이 많은 곳은 강남구-서초구-성동구-송파구-용산구 순으로 조사됐다. 모두 부유층 거주지로 꼽히는 지역이다. 이 제도의 취지는 돌봄 인력이 부족한 가운데 한국인 가사·육아 도우미를 고용할 경제력이 없는 가정을 위해 외국인을 들여온다는 것이었다. 인건비가 비싸면 도입할 이유가 없다. 외국인이라도 임금을 차별하지 말라는 게 진보의 가치겠지만, 평범한 가정도 부담 없이 가사·육아 도우미를 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도 진보 진영이 앞장서야 할 책무가 아닐까.- 김성훈 기자
- 2025-03-31 11:35
-
마은혁 임명 겁박은 전체주의 신호탄 헌법은 탄핵소추 사유를 ‘헌법이나 법률에 대한 위배’로 명시하고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을 관장하게 함으로써, “탄핵절차를 정치적 심판절차가 아니라 규범적 심판절차로 규정하였고, 이에 따라 탄핵제도의 목적이 ‘정치적 이유가 아니라 법 위반을 이유로 하는’ 대통령의 파면임을 밝히고 있다”.(헌재 2004헌나1)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를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이 이런 탄핵심판 취지를 망각하고, 헌재에 정치적 압력을 가중하고 있다. 광화문에 천막 당사를 설치하고, 이재명 대표는 ‘심리적 내란과 물리적 내란’까지 언급했다. 이는 유사시 불복 투쟁을 선동하기 위한 야전 본부로 사용하고 당의 위기의식을 극대화해 지지 세력을 결집하려는 것이다.(양승함, 문화일보 2025. 3. 26.)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지난 28일 ‘긴급성명서’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재탄핵에 들어가겠다며, 모든 국무위원도 똑같이 탄핵하겠다고 한다. 이런 비정상적 행위는 헌재에 윤 대통령의 파면 결정을 강요하는 것이고, 파면 정족수 6인을 확보하고자 마 후보 임명을 강행시키려는 것이다. 국회 다수당이 탄핵소추를 넘어 탄핵심판에까지 정치적 영향력을 노골적으로 행사하는 것은 위헌적 행위다. 이미 29건 탄핵소추 발의, 9건의 탄핵심판 기각에 이은 노골적인 정치적 행태는 여소야대에서 국회와 대통령의 갈등관계의 통상적 범위를 넘어 전대미문의 입법독재 행태다. 민주당이 실제로 대통령과 행정부까지 장악한다면 헌재에 대한 압력에서 보듯이 사법부까지 통제하려 들 것이고, 대한민국 헌정 질서는 권력분립과 견제와 균형이 작동되지 않고 전체주의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자유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할 것이다. 재판관은 독립하여 심판하며, 정당에 가입하거나 정치에 관여할 수 없다.(헌법재판소법 제4조, 제9조) 그런데 특정 정당의 정치적 강령에 우호적인 재판관 임명 강행이 도를 넘고 있다. 이런 행태가 계속되면 헌재는 사법기관이 아니라 정치적 중립성을 지니지 못하고, 누구나 정치적 사건에서 특정 재판관의 결론을 예측할 수 있는, 결국 ‘또 다른 정치적 기관’으로 전락하게 된다. 마 후보 임명을 위해 국무위원 전원 탄핵소추를 하겠다는 행태는 ‘재판의 불공정성’을 스스로 조장한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만약 마 후보가 재판관으로 임명돼 변론갱신이 된다면, 결론이 정해진 재판관을 임명시키는 것 자체가 헌법재판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해치는 것이다. 한 총리에 대한 같은 이유(재판관 미임명)의 탄핵소추는 헌법재판소법 제39조 일사부재리에 어긋나 헌재가 심판할 수도 없다. 이를 피하고자 다른 부적절한 이유까지 포함한다면 헌재가 신속히 소추권 남용 법리를 재설정해 각하해야 한다. 차제에 적법절차를 관철해 아무런 조사나 청문도 없이 탄핵소추부터 강행해 고위 공직자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국회의 행태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국무위원 전원 탄핵은 특정 헌재 결정을 도출하려는 부당한 정치적 목적의 권력남용이며, 국헌문란에 해당한다. 윤 대통령에 대해서는, 1997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상 턱도 없는 ‘내란죄’ 프레임으로 선동하면서, 막상 그들이 진짜 내란죄의 주체가 되는 것이다.- 문화일보
- 2025-03-31 11:33
-
아노크라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0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1일까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중대 결단”을 하겠다고 한다. 이미 탄핵 기각돼 복귀한 한 대행을 다시 탄핵하고, 또 최상목 경제부총리도 탄핵하겠다는 의미다. 나아가 친야 성향 방송인 김어준 씨는 자신의 SNS에 모든 장관을 다 탄핵하는 ‘총탄핵’으로 정부를 무력화하고 우원식 국회의장이 권한을 행사하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글을 공유했다. 불행하게도 이 글대로 진행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만약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지 않는다면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는 이런 극단적인 일도 서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우리가 그래도 헌법기관, 즉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헌법재판소 등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젠 그런 확신이 점점 옅어지고 있다. 2021년 1월 수천 명의 폭도가 미국 워싱턴DC 의회 의사당에 난입한 사건은 충격이었다. 더욱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승리를 인정할 수 없었던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도둑질을 멈추게 하라”며 난입을 선동한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공격이다. 우리도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해 국회와 선관위를 접수하고자 했을 때 믿기지 않았다. 그런데 탄핵소추권을 가진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자신들의 권한으로 정부를 작동 불능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바버라 F 월터 교수는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라는 책에서 ‘민주주의가 확고한 안정성을 지녔고 위기 상황이 발생해도 금세 회복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믿어 왔지만 오판’이라며 국가가 독재(autocracy)와 민주주의(democracy)도 아닌 중간 상태를 아노크라시(anocracy)라고 명명했다. ‘특정 집단의 정치적 배제’ ‘제도의 약화’ ‘소셜미디어를 통한 분열의 확산’ ‘경제적 불평등 심화’라는 4가지 징후가 있을 때 작동한다고 밝혔다. 월터 교수는 ‘아직 한국이 이런 상태는 아니다’고 했지만, 헌재 결정이 어떻게 나느냐에 따라 민주주의 선진국이던 한국이 졸지에 아노크라시 상태로 갈 수도 있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지만, 몰락은 순식간이다.- 문화일보
- 2025-03-31 11:31
-
서울의 장풍득수(藏風得水) 풍수(風水)는 바람을 막고 물을 얻는다는 장풍득수(藏風得水)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그리고 생기(生氣)는 바람을 만나면 흩어지고 물을 만나면 멈추기 때문에 바람을 막고 물을 얻는 곳이 풍수의 명당이라고 한다. 뭔가 특별한 힘이 느껴지고 무척이나 신비롭게 들릴 수 있는 말이다. 하지만 서울의 장풍득수에 적용하면 필자에겐 별로 어렵지 않은 원리를 특별하고 신비롭게 포장한 말일 뿐이다. 수도 건축물의 권위를 가장 빨리 인식하는 감각인 시각적 관점에서 ‘주산(主山)-좌청룡-우백호-안산(案山)’의 산과 산줄기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서울의 주산인 북악산은 하늘-산-궁궐의 3단계 풍경에서 ‘명당 경복궁 풍경’의 웅장함과 화려함을 보여주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더 언급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좌청룡인 낙산, 우백호인 인왕산, 안산인 남산은 무슨 역할을 하는 것일까? 하늘-산-궁궐의 3단계 풍경에서 궁궐이 시각적으로 권위를 가지려면 산에 비해 너무 왜소하게 보여서는 안 된다.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명당의 좌우와 앞쪽을 시각적으로 막아주는 좌청룡-우백호-안산의 산과 산줄기다. 만약 이런 지형 장치가 없다면 주산 북악산 밑의 명당에 만든 궁궐인 경복궁은 아주 멀리서부터도 볼 수 있고, 북악산은 엄청나게 큰 반면에 경복궁은 손톱, 심하면 쌀 한 톨의 크기로 보였을 것이다. 그래서야 조선 최고의 통치자 임금이 거처하는 경복궁의 권위가 서겠는가? 주산에서 뻗어 내린 산줄기 끝의 명당에 궁궐을 위치시키면 주산의 산줄기 양쪽에서 발원한 두 물줄기는 자연스럽게 궁궐 양옆으로 흘러내리다가 앞쪽 안산의 경사진 지형에 막혀 합류한 후 굽어 흘러 좌청룡과 안산 사이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 서울이 바로 그렇게 돼 있다. 생기가 물을 만나면 멈춘다는, 그래서 명당은 물을 얻는 곳에 있다는 말은 주산을 중심으로 한 서울 같은 분지 지형에서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을 신비스럽게 포장한 표현일 뿐이다. 국립중앙도서관 학예연구관- 문화일보
- 2025-03-31 11:28
-
투자 포트폴리오 짜주고 대출 정보는 ‘한눈에’ … ‘토스’ 금융상식 제공, ‘NH투증’ 해외주식 데이터 분석 복잡한 대출·투자 정보를 손쉽게 받아볼 수 있는 금융정보 구독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과 종목 분석 등 정보를 가입 고객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해 효율적인 투자가 가능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토스는 대출·저축·투자·부동산 등 금융정보를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오늘의 팁’ 구독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오늘의 팁은 일상생활에서 궁금했던 금융정보를 쉬운 말로 풀어낸다. 지난 2020년 서비스를 시작한 지 약 5년 만에 누적 구독자 수 790만 명, 조회 수 8억 회를 돌파했다. 지난해 많이 읽은 콘텐츠로는 ‘당장 회사를 그만두려면? 10억 vs 100억’·‘세뱃돈, 언제부터 줬을까?’·‘더치페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등이 뽑혔다. 지난 한 해에만 482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한 콘텐츠도 있다. 매일 아침 퀴즈와 운세, 카드뉴스 등을 함께 제공하면서 접근성을 높인 것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예를 들면 ‘해외에서 번 돈은 소득세를 안 내도 된다?’는 퀴즈에 답하면 ‘해외에서 번 돈도 소득세 내야 할까’라는 내용의 콘텐츠를 읽어볼 수 있도록 연동되는 방식이다. 토스 관계자는 “누구에게나 쉽고 상식적인 금융을 만든다는 토스 미션 아래 더 시의성 있고 다양한 주제로 전 연령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도 인공지능(AI) 기업 퍼플렉시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다양한 해외 투자정보 데이터를 구독 형태로 제공하는 ‘퍼플렉시티 프로’를 선보이고 있다. 퍼플렉시티 프로는 해외주식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국내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번역해 투자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동안 해외사이트에서 정보를 찾고 번역하던 번거로운 작업을 퍼플렉시티가 대신하면서 투자자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NH투자증권은 기대하고 있다. 또 퍼플렉시티 기술을 활용한 ‘세 줄 요약’ 서비스를 미국 주식 종목을 대상으로 제공해 호평을 얻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주요 뉴스와 실적 발표·가격 변동 등 핵심 이슈를 AI가 자동으로 요약해 제공한다. 미래에셋증권도 연금 투자 지원을 위해 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와 고객자산배분본부의 전략을 반영한 ‘MP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매월 ‘연금투자가이드’를 통해 시장 및 투자 동향을 제공한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김호준 기자
- 2025-03-31 09:37
-
옥살이 남편 · 옥수발 아내… 마땅히 기려야할 ‘독립운동가 가족’ 가족(家族)이란 부부를 중심으로 하여 생겨난 아들, 딸, 손자, 손녀 등 가까운 혈육들로 이루어지는 집단을 말한다. 따라서 가족 중 한 사람의 부재(不在)는 그 가족에게는 많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일제강점기 독립 운동가의 가족, 그들의 삶은 어떠했을까? 그 가족의 이야기 하나가 1925년 4월 1일 동아일보에 실린다. ‘재작년 여름 서울을 비롯하여 조선 천지가 들끓던 의열단(義烈團) 사건이 일어나자, 거기 연루자로 잡혀 들어가며 5년이라는 턱없는 징역의 선고를 받고 현재 복역 중에 있는 김한(金翰·사진) 씨의 가정을 방문하였습니다. 지금 그의 가족으로는 괴로운 세상에 온갖 쓴맛을 다 맛본 68살의 어머니 이 씨와 공규(空閨·오랫동안 남편이 없이 아내 혼자 거처하는 방)를 홀로 지키고 있는 38살의 부인 배 씨, 그리고 원정(元貞·14)과 예정(禮貞·7)의 두 어린 딸로 위로를 삼으며 살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계속된다. ‘일찍이 김한 씨가 하루아침 뜻 아닌 길로 잡혀간 후 이 네 식구는 의지할 곳이 없는 신세였습니다. 아직 젊은 배 씨 부인은 연약한 체질임에도 남편의 사식(私食·교도소에 개인적으로 들여보내는 음식) 차입, 늙으신 어머님을 공궤(供饋·윗사람에게 음식을 드림)하기 위하여 집에서 한 10리나 되는 용산 대륙(大陸) 고무공장에 작년 정월부터 다니기 시작하였습니다. 하루에 고무신 한 개에 5전씩이나 6전씩 하는 것을 만들어 주고 한 달에 10원이나 조금 더 되는 돈을 얻어 겨우겨우 살림을 유지하느라고 아침 6시에 집을 나가면 밤 7시에야 돌아옵니다. 이렇게 힘겨운 노동을 하는 부인의 몸이 점점 쇠약해져서 갸름하고 곱게 생긴 얼굴에는 온갖 고생을 나타내는 광대뼈가 나오고 눈은 기운에 지쳐 핼쑥하게 되어 보는 이의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부인은 먼 용산을 가고 올 적에 외로운 자기의 신세와 추운 감방에서 콩밥을 먹는 남편의 신세 또는 늙으신 어머님의 매일 아들을 그리는 정경(情景), 어린 딸들의 아버지 찾는 소리를 연상하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것이 날마다 하는 상사(常事·일상적인 일)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 늙은 어머님과 부인의 낙(樂)은 무엇이었을까? ‘두 달에 한 번씩 하는 면회와 편지를 유일한 낙으로 어서어서 출감(出監)하는 날을 기다립니다. 김한 씨는 지난해 동짓달에 면회한 후로는 박렬(朴烈) 사건의 증인으로 동경으로 간 후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는데, 다음 달쯤에는 조선으로 나오리라고 하여 그 가족은 날마다 어서 나와서 면회하기를 고대 고대하는 중입니다. ‘어린 손녀의 아비 찾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나는 이 원수의 세상을 저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며 어머님은 늙어 주름진 얼굴에 슬픈 빛을 띠며 눈물이 그렁그렁해 이야기하더이다.’ 한 줄기 바람, 한 줄기 햇볕이었던 독립 운동가의 가족 이야기이다. 기억하지는 못해도 마땅히 한 번쯤은 불러 봐야 할 이름들이다. 19세기발전소 대표 ※ 위 글은 당시 지면 내용을 오늘의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게 풀어서 옮기되, 일부 한자어와 문장의 옛 투를 살려서 100년 전 한국 교양인들과의 소통을 꾀했다.- 문화일보
- 2025-03-31 09:37
-
붉은악마 2002년 처음? 멕시코청소년대회 효시 한국 축구대표팀이 지난 25일 요르단과 비겨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행 조기 확정에 실패했지만 B조 선두는 사수했다. 본선행 도전의 여부는 6월에 있을 마지막 2연전(이라크·쿠웨이트)에서 최종 결정된다. 대한민국 축구팀은 12명이다. 그라운드 밖에 1명의 선수가 더 있기 때문이다. 12번째 선수는 바로 ‘붉은악마(Red Devils)’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일렁이는 붉은 물결의 파도는 세계인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비더레즈(Be the Reds:붉은악마가 됩시다)’ 티를 입은 붉은악마의 ‘대∼한민국 짝짝짝∼ 짝∼ 짝∼’ 구호와 ‘오! 필승 코리아’ 응원가는 공전의 히트를 쳤다. 붉은색 유니폼은 한국 국가대표팀의 상징이다. 한국팀이 붉은색 상의를 입고 세계 무대에 처음 등장한 때는 1948년 영국 런던올림픽. 당시 태극전사들은 붉은색 상의와 푸른색 하의를 입고 세계 무대에 데뷔했다. 본격적으로 붉은 전사의 팀 컬러를 유지하기 시작한 것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부터다. 이때부터 한국 대표팀은 붉은색 상의를 입고 세계 무대를 누볐다. 첫 길거리 응원의 효시는 1997년 ‘도쿄대첩’으로 불리는 프랑스 월드컵(1998년)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한·일전. 길거리 응원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절정에 달했다. 총 7차례 경기를 하는 동안 연인원 2400만 명의 붉은악마가 길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붉은악마 이름의 유래는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축구대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팀은 이 대회에서 세계 4강 신화를 일궈내며 세계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외신들은 붉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우리 선수들을 빗대 ‘붉은 악령(Red Furies)’이라고 부르며 찬사를 보냈다. 이 표현이 국내에 번역되는 과정에서 ‘악령’이라는 비호감 용어 대신 ‘악마(Devils)’로 바뀌어 승전보를 타전했다. 이것이 붉은악마 호칭의 탄생 비화다. 붉은악마의 힘찬 응원은 ‘승리의 비타민’이다. 도서관닷컴 대표- 문화일보
- 2025-03-31 09:37
-
‘친창업 생태계’ 열리자… 美 빅테크 거물들 ‘스타트업’ 잇단 도전장 미국 빅테크의 ‘빅샷’들이 인공지능(AI)·로켓 등 부문의 스타트업 CEO로 연달아 출사표를 던지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중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꿔나갈 ‘딥테크’ 영역에서 기회가 있다는 판단 아래 실패를 용인하는 ‘친(親)창업’ 생태계가 이들의 제2 도전을 가능케 한 핵심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에릭 슈밋 전 구글 CEO는 최근 로켓 스타트업인 렐러티비티 스페이스 직원들에게 발송한 이메일을 통해 자신이 회사의 CEO를 맡게 됐다는 사실을 전했다. 2011년 구글 회장에서 물러난 그가 직접 경영에 나선 건 14년 만으로 최근 직원들과의 사전 미팅에서 회사 프로젝트 수행에 강한 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빅테크 출신 기업인이 스타트업에 투자·인수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직접 CEO까지 맡는 경우는 드물다. 렐러티비티 스페이스는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2t 이하의 작은 탑재물을 저궤도에서 중궤도로 운반하는 로켓을 제조하는 회사다. 2021년 당시 42억 달러(약 6조1700억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투자금을 유치했지만, 2023년 로켓 ‘테란1’ 발사에 실패했고 지난해 자금난에 빠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슈밋은 CEO를 맡은 뒤 보다 작고 재사용이 가능한 ‘테란R’ 개발을 진두지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도 최근 AI 스타트업 ‘다이너토믹스’를 설립했다. 그는 AI 모델로 실제 물리 제품을 만드는 사업 모델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챗GPT 대중화를 이끈 오픈AI에서 CTO를 역임한 미라 무라티와 공동창업자 일리야 수츠케버도 각각 AI 스타트업 CEO로 재등판했다. 이들의 창업 영역은 주로 향후 성장세가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AI·로봇·우주 등 딥테크 분야에 쏠려 있다. 과거 투자 유치 및 창업 경험, 빅테크에서 구축한 네트워크 등 장점을 살린다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2 창업이 비교적 쉬운 이유로는 발달된 미국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꼽힌다. 미국은 기업 설립에 필요한 법적 절차가 온라인으로 가능할 정도로 간소화돼 있으며, 새로운 혁신을 추구하는 창업주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는 벤처 캐피털 또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선 실패를 배움의 과정으로 인정하고 가치 있게 평가한다”며 “노동법 등 법적 규제, 투자 환경 등에서 제약이 많은 한국에선 이들의 제2 창업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김성훈 기자
- 2025-03-31 09:21
-
섹스 스캔들·잦은 부상에 ‘휘청’… 우즈 ‘메이저 15승’서 스톱 미국의 타이거 우즈가 지난 12일(한국시간) 집에서 개인 훈련 중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큰 부상으로 긴급히 수술을 받았다고 자신의 SNS를 통해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열리는 마스터스는 물론 올 시즌 남은 메이저대회에 전부 결장할 가능성이 커졌다. 우즈는 최근 마스터스 출전을 목표로 훈련 강도를 높이다 부상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우즈가 마스터스를 포함해 메이저대회 출장에 이토록 사활을 거는 이유는 바로 잭 니클라우스의 메이저대회 최다승 기록 때문이다. 우즈는 현재 통산 82승으로 샘 스니드(1912∼2002)와 함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다승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기록상으로는 공동 1위지만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사실상 우즈가 단독 1위나 다름없다. 스니드의 우승 중에는 지금 기준으로 함량 미달인 대회가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1968년 PGA투어가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에서 분리되는 과정에서 상당수 기존 기록들이 누락되거나 유실됐고, 1980년대 PGA투어가 공식 기록을 새롭게 정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오류가 발생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예를 들어 스니드가 우승한 대회 중 3차례는 36홀로 치러졌으며, 또 다른 한 대회는 겨우 18홀로 우승자가 결정됐다. 현재 PGA투어는 최소 54홀 이상 진행돼야만 공식 우승으로 인정한다. 출전자가 턱없이 적은 대회도 문제다. 스니드는 팜비치 라운드로빈에서 무려 5차례나 우승했는데 그중 4번은 출전자가 고작 15명이었고, 나머지 한 번은 14명밖에 되지 않았다. 또 1946년 스니드가 우승한 월드 챔피언십 오브 골프는 36홀 경기에 참가자가 4명에 불과했다. 이런저런 사정을 다 고려해 스니드의 기록을 다시 평가하면 정확한 그의 우승 횟수는 74승에 그친다. 우즈의 82승은 20년 동안 매년 4승 이상을 해야 이룰 수 있는 대기록이다. 현역 중 우즈 다음으로 많은 승수를 쌓은 골퍼로는 필 미켈슨(미국)이 있다. 현재 통산 45승(메이저대회 6승)이지만 우즈보다 5살이 더 많은 데다 PGA투어를 떠나 LIV골프로 이적한 상태라 메이저대회를 빼곤 더 이상 우승을 추가하기란 불가능하다. 현역 선수 중 우즈보다 어린 선수로는 40세의 더스틴 존슨(미국)이 24승(메이저대회 2승), 35세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27승(메이저대회 4승)이다. 그러나 우즈와의 격차가 워낙 커서 당분간 우즈를 따라잡을 선수는 없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선수들의 기량이 상향 평준화되고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투어 분위기를 생각해 볼 때 앞으로 통산 40승을 넘기는 골퍼 자체도 나오기 어려울 전망이다. 따라서 우즈의 통산 우승 기록은 불멸의 대기록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골프계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운 천하의 우즈가 지금껏 넘지 못한 마지막 산이 있었으니 바로 메이저대회 최다승 기록이다. 니클라우스가 지난 1986년 마스터스에서 46세라는 역대 최고령 우승으로 세운 통산 18승의 대기록이다. 많은 골프 전문가가 역대 최고의 골퍼를 뽑는데 우즈를 니클라우스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하는 가장 큰 이유도 바로 이 기록 때문이다. 비록 통산 우승에서 우즈가 82승으로 니클라우스의 73승을 앞서지만 당대 최고의 선수들이 맞붙는 메이저대회 승수는 15승으로 18승인 니클라우스에 3승 뒤진다. 골프 전문가들은 메이저대회 우승이 일반 대회 10승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계산법에 따르면 니클라우스는 우즈를 여전히 20승가량 앞서고 있는 셈이다. 우즈로서는 니클라우스보다 빠른 추세로 앞서가다 지난 2009년 터진 희대의 섹스 스캔들과 2010년 이혼 그리고 이후 세 번의 허리 수술 등 줄부상으로 잃어버린 10년이 무척이나 아쉬울 듯하다. 스포츠심리학 박사, 국민대 스포츠산업대학원 교수- 문화일보
- 2025-03-31 09:20
-
가성비 전기차도 우리가 탑클래스 글로벌 완성차 ‘빅3’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극복하기 위해 가성비를 극대화한 이른바 ‘대중형 전기차’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일본 토요타는 중국 시장을, 현대차그룹과 독일 폭스바겐은 유럽 시장을 겨냥한 히든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31일 완성차 업계와 일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토요타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 신차를 공개했다. 토요타는 최근 중국 광저우자동차그룹(GAC)과의 합작사가 제작한 소형 전기 SUV ‘bZ3X’를 중국 시장에 선보였다. bZ3X는 1만5000달러(약 2200만 원) 수준에 출시돼 토요타 전기차 중 가장 저렴한 모델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전기차와 비슷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bZ3X에는 50.03㎾h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돼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를 430㎞(기본 모델 기준) 확보했다. bZ3X에는 11개의 카메라와 12개의 초음파 레이더, 1개의 라이다 등으로 구동되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이 적용돼 상품성도 갖췄다. 토요타는 앞으로 2030년까지 중국에서 연간 최소 250만 대를 생산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고급 브랜드 렉서스의 전기차와 배터리를 개발·생산하기 위한 현지 자회사를 상하이에 설립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대중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앞으로 10년간 900억 달러를 투자해 신형 전기차 21종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준중형 SUV ‘아이오닉5’와 준대형 SUV ‘아이오닉9’, 소형 SUV ‘캐스퍼 일렉트릭’ 생산 및 판매를 강화할 계획이다. 기아는 지난 2월 스페인 타라고나 타라코 아레나에서 열린 ‘2025 기아 EV 데이’ 행사에서 브랜드 최초의 전기 세단(준중형)인 ‘더 기아 EV4’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EV4는 기아가 EV6, EV9, EV3에 이어 네 번째로 출시하는 전기차다. 최근 국내에서 계약이 시작된 EV4는 이르면 하반기 유럽 시장에 출시된다. EV4는 1회 충전 시 최대 533㎞(롱레인지 모델 기준)를 달릴 수 있다. 최대 532㎞인 아이오닉9을 넘어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중 주행거리가 가장 길다. EV4의 유럽 현지 목표 판매가는 3만7000유로(5800만 원) 수준에 출시될 전망이다. 기아는 유럽 특화형 전기차 모델 출시도 예고하고 있다. 기아는 EV4 해치백 모델과 소형 전기 ‘콘셉트 EV2’가 대표적이다. 특히 기아는 오는 2026년부터 유럽에서 EV2 양산형 모델을 생산·출시하고 연 10만 대가량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가격대는 3만 유로(4700만 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해진다. 폭스바겐은 중국산 저가 전기차의 공세에 맞서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대중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폭스바겐은 최근 엔트리(진입)급 전기 SUV ‘ID.에브리1(EVERY 1)’ 콘셉트를 세계 최초 공개하고 오는 2027년부터 양산한다. ID.에브리1은 70㎾ 전기 모터를 탑재해 최고 속도 시속 130㎞, 1회 충전 시 최소 250㎞ 이상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가격대는 2만 유로(3000만 원)대에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바겐은 ID. 에브리1을 통해 그간 어려움을 겪었던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 속도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6월 전기차 전문 기업 리비안에 50억 달러(7조23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폭스바겐은 ID.에브리1에 처음으로 리비안 소프트웨어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은 이보다 앞서 내년에는 2만5000유로(3900만 원) 수준의 도심형 전기차 ‘ID. 2올(all)’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자동차를 가장 많이 판매한 기업은 토요타그룹과 폭스바겐그룹, 현대자동차그룹 순으로 나타났다. 1위를 차지한 토요타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약 1082만 대의 신차를 판매했다. 토요타는 지난 2023년 역대 최고 판매량인 1123만 대보다 3.7% 감소한 판매량을 보였다. 폭스바겐은 약 903만 대, 현대차그룹은 약 723만 대를 팔아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폭스바겐은 전년(약 924만 대)보다 판매량이 2.3%가량 감소했고, 현대차그룹도 지난 2023년(약 730만 대)보다 1.0% 줄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 최지영 기자
- 2025-03-31 09:19
-
경기 안 풀린다고… 해드윈, 드라이버로 ‘스프링클러’ 쾅 골프코스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는 스프링클러를 밟고 선 한 남자가 있다. 이를 지켜보는 주변 사람들은 연신 킥킥대는 웃음을 참지 못한다. 이 영상은 최근 다양한 골프 소식을 전하는 X 계정에 공개돼 많은 골프팬에게 공유됐다. 영상 속 주인공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애덤 해드윈(캐나다)이다. 해드윈의 이 모습은 PGA투어 발스파 챔피언십이 열린 미국 플로리다주 팜하버의 이니스브룩 리조트 코퍼헤드 코스에서 촬영됐다. 영상 속 해드윈은 단단히 화가 나 있다. 분이 풀리지 않는 듯 들고 있던 드라이버로 러프를 힘껏 내리친 해드윈은 이내 자신의 행동이 크게 잘못됐다는 것을 알아챘다. 자신이 때린 것이 잔디가 아니라 잔디에 물을 주기 위해 코스 곳곳에 설치된 스프링클러였기 때문이다. 충격을 받은 스프링클러는 대회 진행과 관계없이 물을 뿜기 시작했고, 당황한 해드윈은 물을 막기 위해 스프링클러를 밟는 등 안간힘을 쓴다. 그의 캐디는 황당한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다. 갤러리 역시 황당한 듯 웃고 있다. 결국 물은 멈췄고, 벙커에 빠진 공으로 경기를 이어간 해드윈은 사건이 벌어진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했다. 이 홀에서만 2타를 잃은 해드윈은 결국 이 대회에서 컷 탈락했다. 지금까지 PGA투어 280개 대회에 출전해 한 차례 우승을 기록한 해드윈은 2025년 PGA투어 개막 후 9개 대회에 출전해 네 차례나 컷 탈락하고 있다. 지난달 WM 피닉스 오픈에서 올해 최고 성적인 공동 9위에 오른 뒤 4개 대회에 출전해 3개 대회에서 본선에 합류하지 못하는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마치 벌을 받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 오해원 기자
- 2025-03-31 09:18
-
토머스, 올 출범한 ‘스크린골프리그 TGL’ 우승 입맞춤 미국의 저스틴 토머스는 한때 남부러울 것 없던 최고의 골퍼였다. 2015년 자신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첫 우승을 시작으로 2016년 한 차례 더 우승한 뒤 2017년에만 5차례나 트로피를 들었다. 2018년부터 3년 연속으로 2승씩 추가했다. 2021년과 2022년에도 우승했다. 메이저대회 2승 포함 PGA투어 통산 15승의 토머스는 2018년 5월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까지 오르며 남 부럽지 않은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 하지만 2022년 5월 PGA 챔피언십 이후 토머스는 긴 부진의 터널을 걸었다. 2020년 마지막 세계랭킹 1위를 경험한 이후 그의 세계랭킹은 30위 밖까지 밀려났다. 그의 부진은 3년을 채우지 않았다. 토머스는 2025년 두 번째 출전 대회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준우승으로 2년이 넘는 부진에서 탈출의 신호탄을 쐈다. 발스파 챔피언십 준우승까지 토머스는 올해 8번의 PGA투어 출전에서 준우승 2회 포함 네 차례나 톱10에 진입하며 빠르게 세계랭킹 톱10에 다시 합류했다. 올해 출범한 스크린골프리그 TGL은 토머스의 반등에 분명한 도움이 된 듯하다. 토머스가 속한 애틀랜타 드라이브 GC는 출범 첫해 승승장구하며 최후의 승자가 됐다. 이 우승으로 토머스는 약 34개월 만에 다시 트로피를 들었다. TGL 우승 트로피를 바라보는 토머스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촉촉하다. 마치 PGA투어 16번째 우승 트로피를 드는 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예감하는 듯한 모습이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 오해원 기자
- 2025-03-31 09:18
-
몸과 팔의 간격 최대한 넓히고 몸 꼬임 극대화 시켜야 드라이버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은 올바른 스윙 메커니즘, 신체조건 그리고 나에게 맞는 최적의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드라이버 스윙 메커니즘은 기본기를 잘 지키는 것과 스위트 스폿에 정확하게 맞힐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빠르고 강하게 스윙을 한다고 해도 클럽페이스 중앙에 맞힐 수 없다면 비효율적인 임팩트가 돼 오히려 비거리는 손실을 보게 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정타에 맞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강하게 치겠다는 생각으로 힘만 쓰는 스윙보다는 오히려 부드럽게 스윙을 하되 클럽페이스 중앙에 맞히는 것이 비거리를 내보내는 데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드라이버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필요한 요소를 어드레스부터 살펴보자. 사진①의 예시처럼 어드레스의 폭은 골퍼 자신의 어깨너비보다 조금 더 넓게 서야 한다. 이때 공의 위치는 왼발 안쪽에 있어야 한다. 상체 기울기도 약간 오른쪽으로 기울어야 하는데 어드레스 동작을 취할 때 오른팔이 살짝 구부러진 상태 정도면 충분하다. 테이크어웨이로 넘어갈 때는 내 몸의 축이 오른쪽으로 같이 밀리지 않는 것(사진②)이 중요하다. 이때도 팔로 잡아당기거나 지나친 팔의 힘으로 시작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강한 스윙보다 중요한 동작은 백스윙 톱과 다운스윙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백스윙 톱을 만들 때는 사진③과 같이 팔과 몸의 간격이 최대한 멀어야 한다. 왼팔이 굽어 몸과 팔의 간격이 좁아질수록 비거리 역시 줄어든다고 보면 된다. 몸과 팔이 최대 간격을 만들어 가동 범위를 넓히고, 몸의 꼬임을 극대화해 내 몸이 낼 수 있는 최대치의 회전 운동을 만든다. 다운스윙 때도 상체가 먼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하체가 먼저 움직여야 한다. 이때는 왼발이 가장 중요하다. 왼발이 골퍼의 움직임을 지탱하는 힘이 수반되어야 허리가 꺾이거나 상체가 일어나는 등 비거리가 감소하는 동작의 발생을 막을 수 있다. 스윙을 마무리하는 폴로스루와 피니시 동작도 더 멀리 티샷을 보내기 위해 중요하다. 폴로스루는 팔의 힘으로 잡아당기거나 핸드퍼스트로 끌고 가는 동작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클럽 헤드가 릴리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사진④). 스윙 후 피니시 때 역시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고 버텨야 한다. 안정적인 피니시는 안정적인 스윙과 직결된다. 피니시 동작이 무너진다면 스윙 전반이 흔들려 정교함을 잃을 수 있다. 강하게 스윙을 하는 것만이 비거리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스윙하는 동안 내 몸의 축이 무너지지 않는 것과 가동범위가 좁혀지지 않게 유지하는 것은 비거리 증가에 매우 중요하다. 클럽 헤드에 에너지가 충분히 발생하기 위해서는 상체가 과도한 힘을 받지 않아야 한다. 오히려 부드러움을 유지하는 것 역시 정타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LPGA 프로- 문화일보
- 2025-03-31 09:18
-
獨 강경보수에서 ‘타협의 리더’로… 안보강화 위해 ‘법안 딜’ 성사 내달 차기 독일 총리에 취임할 것으로 알려진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 대표가 자신의 경제적 이념보다 국가 안보에 주력하면서 세계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재정 매파인 그가 부채 한도 규정을 면제하며 국방비를 무제한으로 늘릴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진보 진영이 요구하는 경기 부양책을 수용하는 대화와 타협의 리더십을 발휘해 입법이 원활하게 이뤄진 덕분이다. 이는 안보를 이념과 정파를 초월하는 지고(至高)의 영역으로 본 메르츠 대표의 인식에 바탕을 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립주의 속에 독일이 유럽에서 경제뿐 아니라 안보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메르켈 그늘에 가려진 메르츠…수차례 좌절에도 버틴 뚝심 = 메르츠 대표는 변호사 출신으로 1989년 중도우파인 기독민주당 소속으로 유럽의회 의원에 뽑혀 정치 경력을 시작했다. 1994년 연방의회에 입성한 뒤 2000년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 원내대표를 맡았다. 기독사회당은 기독민주당의 자매 정당이다. 메르츠 대표는 같은 당 소속인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와 라이벌 관계로 유명하다. 그는 환경·이민·복지 등 진보정당의 의제를 적극 수용한 메르켈 전 총리와 달리 복지 혜택 축소와 반이민을 주장할 만큼 당내 강경 보수파로 꼽혔다. 다만 이 둘은 유럽연합(EU)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중시하는 데는 생각이 일치했다. 메르츠 대표는 2002년 메르켈 전 총리에게 원내대표 자리를 내준 뒤 입지가 급격히 좁아지기 시작했고, 2004년 원내부대표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2009년 아예 정계를 떠나 다시 변호사로 복귀했고 자산운용사 블랙록 독일법인에서 이사회 의장까지 맡았다. 메르츠 대표는 2018년 메르켈 전 총리가 연임을 포기하고 정계를 은퇴하자, 곧바로 당 대표에 출마했다. 하지만 2018년·2021년 당대표 선거에서 메르켈 당시 총리가 지원한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 전 대표와 아르민 라셰트 전 대표에게 번번이 밀리며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메르츠 대표는 결국 메르켈 전 총리가 정계를 떠난 2021년 12월 세 번째 도전 끝에 당 대표로 당선됐다. 메르츠 대표는 경제난과 반이민 정서를 적극 공략해 지난 2월 총선에서 올라프 숄츠 총리의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의 진보 연정을 꺾고 3년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강경 보수파서 대화·타협의 지도자로 변신 = 강경 보수 이미지로 각인된 메르츠 대표는 차기 연정 협상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타협의 리더로 변모했다. 연방의회 단독 과반(316석, 전체 630석) 의석수를 얻는 데 실패함에 따라 사회민주당과 안정적으로 연정을 꾸리기 위해서다. 메르츠 대표는 숄츠 총리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선언한 ‘시대전환’을 계승했다. 시대전환은 자국군 현대화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특별예산 1000억 유로(약 158조2510억 원)를 편성한 안보 강화책이다. 대러 강경파인 메르츠 대표는 국방비 무제한 증액안을 담은 시대전환 2.0 추진에도 나섰다. 이를 위해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이 각각 요구하는 인프라 투자와 기후변화 대응 관련 법안도 포함시키며 ‘법안 딜’을 성사시켰다. 방위비를 늘리려면 기본법(헌법)의 부채한도 규정을 바꿔야 하는데, 내달 25일 새 의회가 출범하면 헌법 개정(의석수 3분의 2 이상)이 어렵기 때문이다. 확대 재정과 군비 증강에 반대하는 좌파당과 AfD의 의석수 합계가 개헌 저지선인 재적 3분의 1을 넘는다. 메르츠 대표는 “만약 우리가 절대 다수표를 얻었다면 일을 다르게 했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연정 파트너와 함께 통치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그것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 지도자는 대화와 타협으로 갈등을 조정하는 게 최고의 책무라는 뜻이다. 메르츠 대표의 시대전환 2.0은 사회민주당·녹색당의 동참 속에 순조롭게 상원 문턱을 넘었다. 지난 21일 독일 상원은 본회의에서 인프라·국방 투자를 위한 헌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53표, 반대·기권 16표로 가결했다. 개정 기본법은 형식적 절차인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공포만 앞둔 만큼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이에 따라 독일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1％가 초과하면 부채한도 예외를 적용해 사실상 무제한으로 늘릴 수 있게 됐다. 독일에서 부채한도가 해제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해당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아울러 연간 신규 부채를 GDP의 최대 0.35％로 제한한 부채한도 규정과 무관하게 인프라 특별기금 5000억 유로를 조성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독일 전후 최대 규모 경기 부양책으로, 이 중 1000억 유로는 기후대응사업과 경제구조를 기후 친화적으로 바꾸는 데 사용한다. 독일의 DIW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인프라 펀드만으로도 향후 10년 동안 경제 생산량을 매년 평균 2% 이상 늘릴 수 있다. DIW는 국방 및 인프라 지출 확대에 대한 합의로 2026년 성장률을 기존의 1.1%에서 2.1%로 높여 잡았다. ◇마크롱과 유럽 자강론 이끌어…유럽 새 리더십 구축 주목 = 긴축 재정을 고수했던 메르츠 대표의 입장 변화는 급변하는 지정학적 상황에 따른 것이다. 메르츠 대표는 러시아의 서진 위협 속에 나타난 트럼프발 안보 리스크에 자주국방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탈퇴 가능성을 경고하는 등 미국을 방위에서 신뢰할 만한 파트너로 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메르츠 대표는 “좋은 대서양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게 서로 이익에 부합한다고 미국인들을 설득하겠다”면서도 “최악의 시나리오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이 의존하는 미국의 핵우산이 제때 펴지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메르츠 대표는 프랑스·영국과 안보협력을 자국뿐 아니라 유럽 전체의 이익으로 판단하며 뚝심 행보를 하고 있다. 그는 총선 사흘 만인 지난달 26일 프랑스를 찾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유럽의 안보 독립을 논의했다. 메르츠 대표는 독일과 달리 핵무기를 보유한 영국·프랑스와 핵 공유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마크롱 대통령의 유럽 자강론에 동조하고 있다. 유럽에서 멀어지려는 미국의 핵우산을 믿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메르츠 대표는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은 이미 1960년대에 독일을 위해 이런 제안을 했다”며 “금기 없이 이 논의를 하는 것은 독일의 이익에도 그 어느 때보다 부합한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독일과 영국, 프랑스가 본격적으로 유럽 핵 방위 체계를 논의할 경우 2차 대전 이후 가장 큰 유럽 방위 전략 변화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메르츠 대표가 유럽의 방위독립 추진을 계기로 독일이 다시 유럽의 리더로 부상할지도 주목된다. 그간 숄츠 총리는 EU를 대표하던 메르켈 전 총리와 달리 사실상 존재감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경기 부진과 함께 신호등 연정(사회민주당·자유민주당·녹색당)의 내분과 붕괴로 EU를 챙길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2020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유럽의 맏형’ 역할을 맡은 독일이 리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서 EU 내 균열이 더 심화됐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라파엘 로스 유럽외교협회(ECFR)의 라파엘 로스 연구원은 독일 도이체벨레에 “유럽 파트너들은 신호등 연정을 이끄는 숄츠 총리에 대해 국내 정치 수습에만 급급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면 “메르츠는 숄츠보다 더 응집력 있는 양당 연정을 이끌며 독일 총리직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브뤼셀은 베를린의 보다 결단력 있는 리더십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이현욱 기자
- 2025-03-31 09:17
-
KDDX 상세설계 시 HD현대·한화오션 ‘기술협력 방안’ 상생 조율한다 한국형차기구축함(KDDX) 사업이 조선업계 라이벌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과열 경쟁으로 1년 가까이 표류하는 가운데 방위사업청이 상세설계 관련 두 업체 간 기술 상생협력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30일 전해졌다. KDDX 상세설계에 두 업체가 모두 참여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방사청은 상세설계 관련해 각각 계약 형식으로 공동설계 참여 방식은 선례를 찾기 힘든데다 함정사업에서 방위사업법상 법적으로 수용하기 힘들어 기술협력 방안등을 다양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양사의 입장차를 어떻게 좁히는가가 KDDX 사업 난제를 푸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에 참여한 업체는 자사뿐인만큼 자사와 수의계약을 전제로 한화오션이 협력업체로 상세설계 일부 기술협력 영역에 참여하는 상생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과 계약해 하청용역업체로 참여하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고 두 업체가 대응한 입장에서 공동계약 후 공동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한화오션은 기획단계의 개념설계에는 참여는 참여한 적이 있으나 정작 기본설계에는 참여하지 않아 전례를 찾기 힘든 상세설계 단계 공동설계 제안에 방사청은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7조8000억원 투입 KDDX…HD현대·한화오션 과열경쟁에 전력화 지연 KDDX는 선체와 이지스 체계를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첫 국산 이지스구축함 사업이다. 총 6척을 건조할 계획으로 사업비는 7조8000억원에 달한다. 당초 2023년 12월 기본설계 완료 이후 지난해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1번함) 건조’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었으나, 함정 업계 양대 산맥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법적 분쟁과 과열 경쟁으로 사업이 1년 이상 지연됐다. HD현대중공업은 KDDX 기본설계를 담당한 자사와 관행대로 수의계약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한화오션은 군사기밀 관련 사고를 일으킨 HD현대중공업의 전력을 고려해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입찰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방사청은 지난 17일 사업분과위원회를 열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관련 ▲ 수의계약 ▲ 경쟁입찰 ▲ 양사 공동개발 등 3가지 사업 방식을 놓고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지난 27일 열린 분과위에선 KDDX 안건이 논의조차 되지 않았고, 내달 초 열리는 분과위에도 KDDX는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는다. 방사청 관계자는 "두 업체와 상생협력 방안을 논의한 후 내달 중순경 열리는 분과위에서 KDDX 안건을 논의한 후 내달 중순경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사업 방식을 결정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눈치 보는 방사청…사업방식 결정 못 내리고 ‘갈팡질팡’ 방사청이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사업 방식을 수의계약 혹은 경쟁입찰로 결정하면 두 업체 중 한 곳이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의계약으로 정하면 상세설계 전 단계인 기본설계를 맡았던 HD현대중공업이 그동안의 관행에 따라 수주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경쟁입찰로 정하면 HD현대중공업은 기밀유출 건으로 방사청 사업입찰에서 보안감점(1.8점)을 받기 때문에 한화오션에 유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두 업체가 모두 상세설계 및 선도함 사업에 참여하고 나머지 5척도 두 업체가 적절한 비율로 나눠 가지는 상생협력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되나, 이를 놓고도 양측은 견해차를 보인다. 핵심 쟁점은 기본설계에 참여한 업체와 참여하지 못한 업체가 대응한 위치에서 공동 상세설계에 참여하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한지 여부다. 한화오션은 두 업체가 방사청과 공동계약 후 공동으로 상세설계를 수행하고 2척의 선도함(1·2번함)을 분할 건조하는 방안을,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를 수행한 자사가 수의계약으로 주계약자가 되고, 한화오션은 협력업체로 상세설계 일부 영역에 참여하는 방안을 각각 상생협력안으로 제시했다. ◇대등한 위치에서 공동 상세설계 가능한지가 핵심 쟁점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한화오션은 방사청과 각각 계약을 주장하나, 1개 사업에 2개 업체가 각각 계약할 수 있는 법규가 없고 범위를 인위적으로 나누기도 어렵다"며 "한화오션이 상세설계 일부 영역에 참가하되, 나중에 시험평가 때 성능 검증에 책임소재가 따르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협력하자는 것"이라고 자사의 상생협력 방안을 설명했다.공동설계로 참여할 경우 선도함 건조후 시험평가 시 문제가 될 경우 결국 기본설계를 수행한 HD현대중공업이 최종 책임을 져야 하는데, 공동설계 방안은 수용하기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자사의 공동설계 방안에 대해 "양대 조선사의 협력과 기술력 결집으로 최고 수준의 함정 설계 및 건조 역량 강화가 가능하다"며 "2012년 장보고-Ⅲ 배치-Ⅰ 3000t급 공동설계 당시 제3의 장소에서 양사의 인원이 한곳에 모여 공동설계를 하고, 문제점이 있으면 신속하게 회의 등을 통해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보고-Ⅲ 배치-Ⅰ 사업 때는 기본설계를 두 업체가 공동으로 수행하고, 상세설계는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이 수행했다. 방산업계에서는 지금까지 함정사업 관례를 볼때 기본설계 단계에서 컨소시엄 형태의 기본설계는 가능하지만 선도함 건조와 직결되는 상세설계 단계에서의 공동설계 방식은 시험평가 책임 소재 및 설계 영역 분류 등 더 큰 문제를 낳을 수 있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관련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3000t급 잠수함 사업시에는 방사청의 기본사업전략에 따라 기본설계 공동 진행에 따른 추가 비용을 편성한 가운데 양사 엔지니어들이 한 곳에 모여서 기본설계를 수행했다"며 "당시에 HD현대중업은 주로 팀장급 수준의 유경험자 위주로 편성했고 반면에 한화오션은 신규 인력 위주로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기본설계를 같이 수행했으면서도 상세설계는 한 업체와 계약해서 사업을 추진했다"며 "그 이유는 상세설계는 체계 통합 및 연동단계로 엔지니어 작업 구간을 나눌 수가 없고 도급으로 납품되는 기자재 업체와 납품 계약을 체결해야 하므로 사업의 주계약자는 1개의 체계종합업체(조선소)가 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구나 선도함 개발 이후 시험 평가 시 책임소재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성능 검증에 영향을 미치는 분야까지 2개의 체계종합업체가 같이 할 수가 없는 게 현실"이라며 "한화오션이 3000t급 잠수함을 예로들어 공동설계를 한 사례가 있다고 한 것은 사실과 다르며 오히려 3000 t급 잠수함 사업의 연구개발 사례는 상세설계를 공동 수행할 수 없었던 사실을 대변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KDDX 건조 능력을 갖춘 국내 조선사는 사실상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밖에 없는 상황에서 두 업체의 자존심 싸움으로 사업 방식 결정이 지연되고 있어 방사청이 적극적인 중재를 통해 어떤 형태로든 상생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사청도 이런 지적을 의식해 중재안 마련을 위해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측과 접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환석 방사청 차장은 최근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에 이어 어성철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장(사장)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이 지난달 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 보낸 서신에서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하고, 주변국은 해군력을 지속 증강하는 등 엄중한 현 안보환경 속에서 주요 함정의 전력화 시기 지연 상황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양 총장이 KDDX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두 업체의 과열경쟁으로 인해 KDDX 사업 방식 결정이 지연되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충신 선임기자- 정충신 선임 기자
- 2025-03-30 13:46
-
관세전쟁發 생존기로 자동차 산업… 노조는 정치파업만 “다음 달 (미국 자동차 관세가) 25%로 확정돼 현장은 불안하고 철수설이니 위태롭다느니 이런 것만 보이는데, 오늘(27일) 파업이 잘하고 있는 건지 의구심이 듭니다.”(전국금속노조 한국GM지부 게시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에 이어 오는 4월 3일 외국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식화하면서 한국 자동차 산업이 관세전쟁 폭풍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데도 정작 회사를 살리고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해야 하는 노조가 ‘정치파업’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실제로 ‘철수설’ 등이 끊이지 않고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한국GM의 노조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국산 자동차 25% ‘관세폭탄’ 예고가 떨어진 전날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는 민주노총 총파업에 동참했다. 자동차 관세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점쳐지는 한국GM이 현재까지 아무런 대응책도 제시하지 못한 상황에서 노조가 정치파업을 강행하자 내부에서도 수위 높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GM 노조 게시판에는 “누굴 위한 정치파업인가” “정치파업을 하는 것 자체가 정신 못 차리는 행위” “파업이 아니라 폐업으로 가는 길”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미국 관세 부과 시 국내 자동차 수출물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며 “한국GM은 생산물량을 GM의 미국 내 공장으로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다음 달 2일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한국의 노동규제도 도마 위에 올라 있다. 미국상공회의소는 한국의 기업인 처벌이 과도하다는 의견을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전달한 바 있다.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이 발표한 ‘2025 경제자유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종합평가에서 17위로 ‘거의 자유’ 등급을 받았지만, 노동시장(100위) 항목에서는 ‘부자유’ 등급에 그쳤다. 글로벌 최하위 수준인 노사 관계의 구태를 서둘러 벗어 던지지 않는다면 관세전쟁 속에서 일터를 지키는 것은 버거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근홍 산업부 기자 lkh@munhwa.com- 이근홍 기자
- 2025-03-28 11: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