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관 조직력 강화 집중

LG, 무역協 통상전문가 스카웃
삼성, 백악관 연줄 로비업체 계약
현대차, 성김 前주한미대사 영입
포스코, 글로벌통상정책팀 신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관세 전쟁이 불붙고 있는 가운데, 미 정부와 접점을 확대하고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핵심 인력 확보 경쟁도 가열하고 있다. 기업들은 글로벌 통상 전문가부터 트럼프 정부 핵심 인사와 연이 닿을 수 있는 특급 로비스트까지 다양한 인재를 영입하며 대관(對官) 조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최근 제현정 한국무역협회 워싱턴지부장을 미국 대관 조직인 ‘LG 워싱턴 오피스’ 리더급으로 영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 담당은 무역협회 통상지원단 단장을 역임하는 등 통상 분야 연구와 대정부 활동을 해왔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한·캐나다 FTA,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에 민간 전문가로 참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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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트럼프 대통령 보좌를 총괄하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의 딸이 소속된 로비 업체와 계약한 상황이다. 미 연방 상원의 로비 공개법(LDA)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미국 법인은 지난달 17일자로 로비 및 컨설팅 업체인 ‘콘티넨털 스트래티지’와 계약했는데, 이 업체는 와일스 실장의 딸인 케이티 와일스가 소속된 곳이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과의 광범위한 접촉을 통해 미국에서의 사업 역량을 키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경영지원실에서 해외 대관 업무를 담당하던 조직인 글로벌퍼블릭어페어스(GPA)팀을 실 단위로 승격하고 김원경 실장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미 정부 핵심 요직을 지낸 성 김 전 주한 미국 대사를 전략기획 담당 사장으로 영입했다. 김 사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24일 미국 백악관에서 210억 달러(약 31조 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할 당시 트럼프 대통령 등과 배석해 이목을 끌었다. 현대차는 최근 국내 경제안보통으로 꼽히는 연원호 전 국립외교원 경제기술안보연구센터장을 글로벌 대관 조직인 ‘GPO(Global Policy Office)’ 내 글로벌경제안보실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GPO는 2023년 8월 신설된 현대차그룹의 해외 대관 업무 담당 조직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GPO를 사업부급으로 확대하며 해외 대관 역량을 한층 강화한 바 있다.

포스코그룹은 최근 급변하는 통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회장 직속으로 ‘글로벌통상정책팀’을 신설했다. 팀장은 외교관 출신인 김경한 포스코홀딩스 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이 자리를 옮겨 맡았다. 그는 한·미 FTA, 한·유럽연합(EU) FTA 등의 협상 실무를 경험하고 스위스, 미국, 인도 등에서 풍부한 해외 경험을 쌓은 통상 전문가다.

한화그룹도 지난해 12월 마이클 쿨터 전 미 국방부 차관보 대행을 해외 방위 사업 총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쿨터 총괄은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재임기(2001∼2009년)에 국무부와 국방부 요직을 거친 인물로 공화당 인맥이 넓어 ‘트럼프 맞춤형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장병철·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