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우리도 “캐나다 퍼스트” 조기총선(28일)을 앞두고 피에르 푸알리에브르 캐나다 보수당 대표가 1일 뉴펀들랜드 래브라도주 세인트존스에서 관세 압박을 가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에 맞서 ‘캐나다를 먼저 세우자(Build Canada First)’라고 적힌 연단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내일 발표후 즉시 발효

트럼프 “전화 항상 열려 있다”
‘지른 후 양보하면 협상’ 시사
매드맨 전략에 세계경제 요동

블룸버그 “한국 관세 16% 예상”
품목별관세 더해져 피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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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2일(현지시간) 상호관세 발표와 동시에 시행을 예고하면서 자유무역을 기반으로 했던 글로벌 통상 질서가 급변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지른 뒤 협상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매드 맨(미치광이) 전략에 세계 경제도 요동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국의 상호관세에 세계 각국이 보복에 나설 경우 한국은 세계 주요국 중 5번째로 큰 수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됐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상호관세 발표 즉시 시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히면서 “대통령은 항상 전화를 받는 것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상대국이 양보안을 제시할 경우 협상을 통해 관세를 경감해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상호관세가 조정될 수 있는 경우에 대해 “궁극적인 변화는 기업들이 미국에서 사업을 하기로 결정할 때 생길 것”이라면서 “그 경우 관세가 전혀 없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구체적인 숫자는 모르겠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에 전화해서 관세에 대해 논의한 국가가 꽤 많다”면서 여러 교역국과 관세 협상을 진행 중임을 내비쳤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상호관세 부과와 관련 최종 방침을 확정했다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부과 방식에 대해서는 사실상 모든 수입품에 20% 보편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과 국가마다 다른 관세를 적용하는 상호관세를 고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일부 국가에 대해서만 미국에 수출하는 제품 전반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세 번째 선택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국가들에 대한 관세율은 20% 보편 관세보다 낮을 가능성이 크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들 국가에는 대미 무역흑자가 큰 국가들이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더티 15(Dirty 15)’라며 대미 무역흑자가 높은 국가들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여온 바 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대미 무역흑자 상위 15개국을 대상으로 추산한 각국 상호관세율에서 한국 관세율을 16%로 예상했다. 이는 15개국 중 가장 낮은 세율이다.

미국이 상호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의 평균 실효관세율이 크게 오르면서 한국 등 대미 수출국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이날 미국이 관세를 20% 올리면 미국의 평균 실효 관세율이 32.8%로 올라 187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의 상호관세에 각국이 동일한 수준으로 보복에 나설 경우 미국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애스턴 비즈니스스쿨 연구 결과를 인용해 미국이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상대국이 동일한 보복 조치를 단행할 경우 미국의 수출은 66.2% 감소해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큰 수출 감소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한국이 받는 타격도 만만치 않다. 같은 조건에서 한국의 수출 감소율은 7.5%로 미국(66.2%)과 멕시코(35%), 캐나다(32.6%), 일본(7.6%)에 이어 5번째로 높았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도 1.6% 감소해 주요국 중 5번째로 감소율이 높았다. 향후 미국의 품목별 관세까지 시작되면 한국 기업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