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서울법원종합청사. 연합뉴스

입주민의 메르세데스-벤츠 승용차를 옮기다 차량 12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경비원이 차주와 함께 벤츠 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이 급발진 여부 확인을 위해 차량부품의 작동데이터를 감정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3단독 정선희 판사는 25일 경비원 안모 씨와 벤츠 차량 소유자가 독일 본사와 수입사(벤츠코리아), 판매사(한성자동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첫 변론에서 오는 4월 29일 감정기일을 열기로 했다. 안 씨 등을 대리하는 하종선 변호사는 차에 브레이크등이 들어온 상태에서 돌진한 점 등에 비춰 차 시스템에 결함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 변호사는 이어 “벤츠 차량은 부품마다 작동데이터가 로그가 돼 있다”며 각종 부품데이터를 함께 감정하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벤츠 측 소송대리인은 “여러 가능성이 있는데 운전자가 어떤 페달을 밟고 있었는지, (블랙박스 영상 속 후미등이) 브레이크등이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벤츠 측은 “(안 씨가 ) 익숙하지 않은 차를 운전하다 페달을 같이 밟거나 미끄러졌을 가능성도 있다”며 사고기록장치(EDR)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기본적으로 원고에 입증 책임이 있지만 복잡한 부분이라 피고 측도 가속페달을 (브레이크와) 같이 밟으면 어떻게 되는지 등을 적극적으로 입증해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안 씨는 지난해 4월 서울 여의도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이중주차된 입주민의 벤츠를 대신 옮기다 사고를 냈다. 차가 한차례 뒤로 돌진한 뒤 다시 앞으로 돌진하면서 주차된 차량 12대를 들이받았다. 안 씨와 벤츠 차주는 이후 사고원인이 급발진이라고 주장하며 벤츠 본사 등을 상대로 민·형사소송을 제기했다.

전수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