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총장들도 최후통첩… “의대생 복귀후 수업 거부하면 F학점”

이미지 크게보기의대 들어서는 학생들… 연세대 의대 복학 신청 마지막 날인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의대 건물에 학생들이 들어서고 있다. 윤성호 기자

■ 의대생 꼼수 땐 “정원 5058명”

학생들 “학교 제적 못해” 주장에
양오봉 의총협 회장 ‘엄중경고’
“올해는 학칙 근거해 유급·제적”

‘복학마감’ 연대 등 문의 빗발쳐
‘복학생 비난글’ 2명 검찰 송치

교육부가 의대 증원에 반발해 동맹휴학 중인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강경 대응을 이어가는 가운데 전국 40개 의대 총장들의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 협의회(의총협)’ 양오봉 공동회장은 21일 “올해는 (학생들이 수업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유급·제적을) 원칙대로 적용할 수밖에 없다”며 엄중 경고했다. 일부 학생들을 중심으로 “학교가 우리를 제적시키진 않을 것”이라는 루머가 퍼지고 있지만 지난해와 상황이 180도 다르다는 설명이다. 이날 연세대·고려대·경북대를 시작으로 의대 1학기 복학 등록이 줄줄이 마감돼 ‘줄 유급·줄 제적’이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양 회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학칙을 지키는 것은 대학 입장에서 법을 지키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일부 학생들이 이를 ‘협박’이라 하지만, 우리는 학생들에게 분명히 돌아와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일 뿐”이라며 “학칙에 근거할 수밖에 없으니 돌아와서 유급과 제적을 면하고 정상적으로 의료인 길을 걸으라 호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으로서도 더 이상 방법이 없다는 의미다.

최근 의대생들 사이에서는 ‘지난해 정부가 전공의 면허 취소를 하지 않았듯, 제적도 못 시킬 것’이라는 주장이 퍼져 나가고 있다. 하지만 양 회장은 “작년에는 불가피하게 대학이 수용했지만, 올해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는 것이 정부와 대학의 방침”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 등록 후 수업에 들어오지 않을 경우 “F 학점이 나와 유급이 되는 것”이라며 “유급 1년, 학생들에게는 정말 중요한 시간이다. 잘 생각해 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학생들도 미래를 생각하는 것을 알기에, 다음 주엔 돌아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이날 연세대·고려대·경북대를 시작으로 대학들 등록 데드라인이 시작되자 학생들 사이에서도 분주한 움직임도 관측된다. 서울 소재 A 대학 관계자는 “유급·제적 관련 학사 문의 전화가 계속 밀려와 업무를 보기 어려울 지경”이라고 말했다. 부산 소재 B 대학 관계자도 “이전까지는 학사 문의가 전혀 없었는데 갑자기 밀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대학이 지난해와는 달리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자 단일대오를 유지하던 의대생들도 동요하는 양상이다. 강경파 의대생들을 중심으로 ‘신입생 다잡기’도 계속되고 있다. 경북권 의대 신입생 C 씨는 “학교에서 의대생 간담회를 열겠다고 했는데, 선배들이 가지 말라고 해서 안 가고 있다”며 “선배들이 학교에 가기 전엔 우리도 학교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경찰청은 지난 1월 20일 의대 수업 참여를 방해할 목적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특정 복학생에 대한 비난·모욕글을 올린 혐의로 의대생 2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와 유사한 온라인상 집단 괴롭힘에 대해서는 계속 엄정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아·김린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