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광화문 둘로 쪼개지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3·1절 서울 도심 대규모 탄핵 찬반 집회가 예고된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전광판에 광복 80주년 광고 영상이 나오고 있다. 윤성호 기자

■ 찬탄 vs 반탄 서울 16만명 운집

야 5당, 안국역에서 尹파면 촉구
이재명 등 각당 지도부 나서

여당 친윤의원 60여명 집회 참여
나경원 “반드시 탄핵 기각돼야”

오는 3월 1일 여야 정치권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두고 찬·반으로 갈라진 ‘광장 정치’에 총출동한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더욱 극심해진 사회·정치 갈등을 조정해 통합을 이뤄야 하는 본연의 기능은 잊은 채 지지층 규합에만 골몰해 양극단의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8일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국민의힘을 겨냥해 “3·1절을 맞으면서 대한민국의 집권세력이 헌법 질서 파괴 행위에 동조하면서 스스로를 보수라고 부르는 것이 참으로 황당한 느낌”이라며 “여전히 집권 여당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 그리고 이 나라 정치에서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국민의힘의 대오 각성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 5당은 3·1절에 공동으로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에서 ‘내란종식·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를 연다. 이 대표 등 각 당 지도부는 물론 소속 의원 대부분이 참여해 화력을 높일 방침이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은 물론 여당을 내란 세력으로 규정하고 헌정 질서 수호 세력의 결집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 대통령 선거를 염두에 두고 정치 구도를 ‘진보 vs 보수’에서 ‘헌정 수호 세력 vs 헌정 붕괴 세력’으로 만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SNS에 한 보수 성향 지방지의 ‘尹 대통령 복귀가 국익(國益)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링크하고 “실제 신문입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야 5당이 직접 주최하는 장외 집회는 앞뒤에 예정된 야권 성향 단체와의 집회와 맞물려 진행될 예정이다. 야 5당은 행사 이후 일정과 관련해 “범시민대행진에 합류한다”고 안내했다. 3·1절 장외 집회 참여를 촉구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내일 광화문에 모여 ‘다시 대한민국, 다시 민주주의’를 외쳐주시라”며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열기로 독재를 향한 내란수괴의 꿈을 짓밟아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개별 의원 판단하에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외치는 집회에 참여한다. 이날 오전 기준 집회 참여 의원은 지도부를 제외한 친윤(친윤석열)계 의원 60여 명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체포를 막기 위해 용산구 한남동 관저 집회에 참석했던 의원들이 주축이다. 윤상현 의원 등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광화문 집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탄핵 반대 원외 당협위원장 모임도 집회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나경원·김기현·조배숙 의원 등은 손현보 부산세계로교회 목사와 전한길 강사가 참석하는 세이브코리아 주도의 여의도 집회에 함께할 계획이다. 전날(27일) 본회의장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속한 단체 대화방에서 김정재·송언석·권영진·김기현·강선영·이종욱 의원 등 여의도 집회 참석 명단이 담긴 한 의원의 휴대전화 화면이 사진으로 포착되기도 했다. 각 지역구에서 당원들도 대거 올라올 전망이다. 한 여당 의원은 “지역구에서 당원들을 태운 전세버스 3대도 간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 75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재판소를 향한 공개탄원서를 발표했다. 나 의원은 이 자리에서 “절반의 국민이 여전히 윤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며 “탄핵은 반드시 기각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정혜·김보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