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전쟁, 위기의 한국

美관세에 이중고 피해 우려
멕시코·칠레, 철강관세 인상

베이징=박세희 특파원saysay@munhwa.com

세계 각국이 중국산 저가 제품 밀어내기를 막기 위해 관세 장벽을 쌓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관세 전쟁으로 수출 시장에서는 높은 관세를 마주하게 된 상황에 내수 시장에서는 중국산 저가 제품들이 유입되는 데 따른 이중고를 피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중국이 내수 침체를 극복하지 못하고 과잉 생산을 계속하는 한 이러한 무역 갈등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외신을 종합하면 유럽연합(EU)은 최근 중국산 철강 제품 3종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으며 중국산 냉연강판에 대해 임시 반덤핑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말레이시아도 중국 등에서 수입하는 아연도금 합금과 비합금 강판 수입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을 상대로 한 무역조사도 최근 크게 늘었다. 중국 상무부에서 운영하는 무역구제정보망(CTRI)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수입품을 대상으로 한 세계 각국의 무역조사 건수는 전년(87건)과 비교해 2배 넘게 증가한 198건으로 집계됐다.

각국의 이러한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이 관세를 전방위적으로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의 저가 제품 밀어내기가 이어지자 자국 산업 피해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또 중국산 제품의 대미 우회 수출 통로로 지목된 멕시코, 칠레, 브라질 등은 최근 중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했다. 중국산 철강 제품의 유입으로 인한 관련 업계의 실질적인 피해와 더불어 우회 수출 통로라는 판단에서 비롯되는 미국의 보복 조치들을 고려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중국이 저가 제품 밀어내기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부동산 침체로 철강 내수가 회복하지 못하자 과잉 생산된 철강을 다른 국가들로 저가에 수출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은 2023년 기준 세계 점유율을 53.9%까지 높였다. 이에 중국의 지난해 연간 수출액도 역대 최대인 25조5000억 위안(약 5100조 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