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불안한 한국G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부과 예고로 미국 완성차기업 제너럴모터스(GM)가 공장 이전 여부를 검토한다고 밝힌 가운데 24일 오전 인천 부평구 한국GM 공장으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박윤슬 기자

GM CFO “관세 영구화땐
공장이전 여부 재검토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5% 자동차 관세 부과 엄포에 한국GM ‘철수설’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미국 GM 본사에서 관세 효과가 장기화할 경우 공장 이전을 검토할 수 있다는 발언이 나오면서 한국GM 내부에도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24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폴 제이콥슨 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만약 관세가 장기화한다면 공장을 어디에 배치할지 혹은 이전할지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행사에서도 “단기적으로는 기존 공장의 생산을 전환해 관세 효과에 대응할 능력을 갖췄지만, 관세가 영구화하면 공장 이전 여부와 생산 할당 정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5위 완성차 업체인 GM은 경영 환경에 따라 해외 생산기지 철수를 결정한 사례가 많다. 2013년 호주, 2015년 인도네시아·태국, 2017년 유럽·인도에서 현지 공장 매각 등의 방식으로 철수한 바 있다. 한국에서도 2018년 수익성 악화 등의 이유로 군산공장 문을 닫았다.

관세 리스크가 커지자 한국GM 내부 분위기도 어수선한 상황이다. 한국GM 노조 게시판에는 ‘GM 철수설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25%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GM은 어떤 타격을 받게 되나’ 등의 문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본사의 철수 결정을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또다시 정리해고나 2018년의 상황이 되풀이되면 안 된다”고 했다.

‘자동차 부품’과 ‘의약품’ 업계 역시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부품의 대(對)미국 수출액은 총 64억 달러(약 9조2000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8.1% 늘어난 수준이다. 대미 수출 품목 가운데 자동차 부품은 자동차·컴퓨터 부분품 및 부속품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현재 자동차 부품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지만, 미국 정부는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자동차와 일부 부품에 대해 국가 안보를 이유로 관세 부과를 검토한 바 있다.

이근홍·장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