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지법 난동 사태 등이 방증
미디어 이해하는 교육 등 필요”

유튜브, 트위터 등 SNS와 같이 성장해온 2030 디지털 세대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온라인 공간을 선택하고 이곳에서 또래 문화를 형성하며 결집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제는 이들이 각자 즐겨 찾는 커뮤니티에서만 정보를 취득하고, 이곳 여론만이 진실이라 믿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청년세대가 성별 등으로 나뉘어 각자의 ‘방’에서 확증편향을 강화하는 ‘에코 체임버(반향실 효과)’ 현상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18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4 언론수용자 조사’에 따르면 20대의 ‘인터넷 포털을 통한 뉴스 이용률’은 2021년 95.4%에서 2024년 78.9%로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신문, 방송 등 레거시 미디어 이용뿐만 아니라 포털을 통한 뉴스 이용도 감소하고 있다는 의미다. 재단은 20대의 이런 경향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추세적 변화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창현 한양대 언론미디어대학원 교수는 “2030 세대들은 레거시 미디어보다는 커뮤니티 내 떠도는 정보와 뉴스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경향이 윗세대보다 강하다”며 “특정 커뮤니티에서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 헌법재판소 난입 모의 등을 논의한 정황이 나오는 게 그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동굴의 우상’처럼 개인은 자신이 속한 사회 집단에서 파생된 규범을 선호한다”며 “청년 세대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의존적일수록 자기가 믿는 가치나 미덕을 검증하지 않고 비슷한 의견만을 받아들이는 ‘지적 게으름’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온라인상에서 상대방을 존중할 수 있도록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며 “SNS 내 가짜뉴스 등을 규제할 수 있도록 플랫폼의 책무성을 키울 수 있는 가이드라인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특임교수는 “정치권이 커뮤니티 특성을 이용해 특정 연령대와 성별이 민감한 부분을 공략해 표를 얻는 방법이 일상화됐다”며 “정치권부터 자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수빈 기자 knowsbean9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