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평평한 운동장 원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예고한 대로 13일(현지시간) “호혜적이고 공정한 무역을 위해 상호 관세를 부과한다”며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상무부가 국가별 관세·비관세 현황에 대한 검토를 4월 1일 마무리하기로 한 만큼 이르면 4월 2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상호무역과 관세’(Reciprocal Trade and Tariffs)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상호관세 시스템이 무역관계에서 공정성을 회복하게 만들 것”이라며 “우리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닌) 평평한 운동장을 원한다”고 했다. 그는 “모두에게 공정할 것이며, 다른 어느 나라도 불평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장벽 외에 비관세 장벽도 검토해 관세율을 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부가가치세 제도를 사용하는 국가를 고려할 것”이라며 “부가가치세는 사실 관세보다 훨씬 더 징벌적이며 본질적으로 비슷한 것이고 부가가치세는 관세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번 상호관세에는 무역법 301조(외국 정부의 차별적 관행 시 행정부에 대응 권리 부여)와 관세법 338조(미국 기업 차별 국가에 최대 50% 관세 부과)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날 팩트 점검 자료를 통해 불공정 무역 사례를 들며 상호관세 필요성을 강조했다. 자료에 따르면 미국이 에탄올에 부과하는 관세는 2.5%인데 반해 브라질은 18%의 관세를 부과 중이다. 또 미국은 농산물에 대한 평균 적용 최혜국대우(MFN) 관세율은 5%인데 인도는 39%를 부과하고 있다. 미국이 수입차에 대해 2.5%의 관세만 부과하지만, 유럽연합(EU)은 10%의 관세를 부과한다. 또 EU는 모든 조개를 미국에 수출하면서도, 미국 내 48개 주에서 생산되는 조개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132개국의 제품 라인 60만 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수출업체들이 상대국보다 더 높은 관세를 내는 경우가 3분의 2를 넘었다”고 밝혔다.

이종혜 기자 ljh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