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동연(가운데) 경기지사가 13일 오전 7시 광주 북구 운정동 일원 국립5·18민주묘지에 들어서고 있다. 경기도청 제공

수원=박성훈 기자

김동연 경기지사가 광주 무등산 ‘노무현길’을 걸으며, 광주 시민과의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 지사의 광주 일정을 수행 중인 강민석 경기도 대변인은 13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무등산 ‘노무현길’은 시에서 정한 길 이름이면서, 동시에 노무현의 정신”이라며 “노 전 대통령은 재임 중이던 2007년 시민들과 무등산 증심사∼장불재를 등반했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노무현재단 광주지역위원회 및 광주시민회 관계자 100여 명과 함께 광주시 동구 중심사길에 있는 노무현 표지석을 시작으로 증심교, 의재미술관, 증심사 입구까지 1㎞ 구간을 약 1시간 동안 걸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 자신에 대한 지지세를 몰아준 광주 시민에게 “당선되면 시민들과 함께 무등산에 오르겠다”고 한 바 있다. 2007년 등반은 그런 약속을 지킨 것으로, 광주시는 4년 후인 2011년 노 전 대통령의 무등산 등반을 기념하기 위해 그의 행적이 어린 산길을 ‘노무현길’로 지정했다.

강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은 무등산 등반 당시 시민 400여 명 앞에서 다음과 같은 요지의 ‘산상연설’을 했다”며 ‘눈앞의 이익을 쫓는 사람과 역사의 대의를 쫓는 사람이 있다. 대의만 따르면 어리석어 보이고, 눈앞의 이익을 따르면 영리해 보이지만, 멀리 보면 보인다. 멀리보면 대의가 이익이고, 가까이 보면 이익이 이익이다’라는 연설문을 인용했다.

김 지사는 이날 광주지역 언론인들과 만나 “광주가 선택하면 대한민국이 바뀐다. ‘제2의 노무현’의 기적으로 이기는 길, 새로운 길로 대한민국이 가도록 하는 데 헌신하고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김동연 경기지사가 13일 광주 북구 운정동에 안장된 한 민주화 열사 묘역에서 무릎을 꿇고 묵념하고 있다. 경기도청 제공

김 지사는 이날 지역 노선버스인 518버스에 탑승, 광주시민과 소통했다. 518버스는 금남로5가역부터 광주시청까지 광주종합버스터미널, 518기념문화센터 등 11개 정류장을 오간다. 김 지사는 시청까지 이동하는 30여 분 동안 버스 안에 탄 광주시민들과 최근 현안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LH광주전남지역본부에서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사무실 을 찾아 박한신 대표 등 유가족 다섯 명과 대화를 나누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김 지사는 앞서 이날 오전 10시쯤 고영인 경제부지사 등 도청 공무원과 함께 광주 북구 운정동 일원 5·18 민주항쟁추모탑을 찾아 이한열(1966∼1987)·윤상원(1950∼1980) 열사와 경기도 출신 열사들의 묘역, 유해를 찾지 못한 열사들의 묘역을 두루 찾아 헌화했다. 방명록에는 ‘광주의 영령이시여, 내란을 종식하고 이기는 민주당으로 제7공화국을 열어갈 수 있도록 힘을 주소서’라고 썼다.

김 지사는 “지금 ‘87 체제’가 그 시효를 다했다. 계엄과 내란 사태까지 벌어지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제7공화국을 만드는 데 있어서는 빛의 연대나 민주당만으로도 부족하고 다양한 가치를 가진 정치 세력, 깨어있는 시민의 힘까지 모아야 한다”며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