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임 전 실장 페이스북

보수·진보 막론, 민주주의 무너뜨려
지지자 아닌 정치 지도자의 문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직접민주주의라는 가면을 쓴 팬덤 정치가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있다"라며 12일 날을 세웠다.

임 전 실장은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팬덤정치는 매우 위험한 민주주의의 적이 되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일단 팬덤이 형성되면 일종의 종교 집단 같은 성격을 드러낸다"라면서 "경쟁을 하는 상대와 정당을 이단시하고 내부의 다양한 해석과 비판을 불허한다. 극단적인 배타성을 뿜어내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악의 경우, 지금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 힘이 보여주듯 우리가 오랜 시간 쌓아 올린 민주주의의 제도와 틀을 송두리째 의심하고 파괴하려 든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팬덤 정치가 지지자들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 지도자들의 품격과 철학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했다.

임 전 실장은 "포퓰리즘과 네거티브의 유혹은 치명적"이라면서 "얼마나 많은 정치인들이 팬덤층의 낙점을 받기 위해 영혼마저 팔고 있는지 우리는 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을 예시로 들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 당일에까지 국민의 힘 의원들에게 신문이나 방송 대신 유튜브를 많이 보라고 했다는 뉴스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라면서 "멀쩡한 사람들이 대체 왜 저러는 걸까.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정치인이 팬덤의 영지를 벗어나 관용과 포용, 절제와 인내로 스스로를 연마할 때 비로소 국민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라고 반문한 뒤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적 정권교체를 고대한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을 언급했지만, ‘개딸’이라 불리는 강성지지층을 기반으로 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이 대표 일극 체제인 더불어민주당 상황을 두고 "‘지지층만 보고 가겠다’는 인식은 태극기 집회와 보수 유튜브를 국민 여론으로 착각하는 것과 많이 다르지 않다"라면서 "정권교체라는 단일한 목표를 위해 모든 자산을 결집해 줄 것을 거듭 호소한다"라고 저격한 바 있다.

김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