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행 길 열어줬던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방문
교회 연설서 “영혼을 구원하기 위한 투쟁 계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하루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한 흑인 교회를 방문해 대통령으로서의 마지막 일정을 소화했다. 이곳은 5년 전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겨주며 백악관으로 향하는 문을 열어준 곳이다 .

바이든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오전 일찍 찰스턴의 흑인 교회인 로열 선교 침례교회에서 열린 예배에 참석했다. 참석자들의 환호를 받으면서 등장한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여러분의 대통령으로서 봉사하는 것은 제 인생의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전혀 지치지 않았다. 어디에도 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퇴임 후에도 활동을 계속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나라의 영혼을 구원하기 위한 투쟁이 어렵고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우리는 희망을 붙잡아야 한다. 더 나은 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 내외는 이날 교회의 예배에 참석한 뒤 찰스턴에 있는 국제 아프리카계 미국인 박물관도 둘러봤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 행보에 대해 “반세기의 정치 경력을 백악관에서 마무리할 수 있게 해준 지역과 흑인 유권자에게 감사함을 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퇴임 후 당분간 책을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1940년 사망한 민권운동가 마커스 가비 등 5명을 사면하고 2명에 대해 감형도 발표했다. 백악관 성명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사면 대상에는 사후 사면된 가비(우편 사기죄)와 버지니아주 최초의 흑인 하원의장이었던 돈 스콧, 형사 정의 옹호 운동가 켐바 프라디아, 총기폭력 예방 운동가 대릴 챔버스(이상 비폭력 마약범죄) 등이 포함됐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