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美 우선주의’ 역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을 하루 앞둔 19일 워싱턴DC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열린 대선 승리 축하 집회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 트럼프, 지지자들과 ‘승리 축하 집회’

“우리 국경 침략 곧 끝날 것”
불법입국 추방 속도전 예고
“세금 낮추고 공장 갖고온다”
관세부과 등 공약이행 강조

파도타기·함성… 축제 방불

이미지 크게보기

워싱턴 = 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을 하루 앞두고 지지자들 앞에서 더 강력한 미국우선주의를 취임 첫날부터 몰아붙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눈깨비가 흩날리는 궂은 날씨에 취임식 준비로 주요 도로가 통제되고 삼엄한 경비가 이뤄지고 있는 워싱턴DC에서 대선 승리 축하 집회가 열린 ‘캐피털 원 아레나’ 주변의 트럼프 지지자들은 마치 축제를 방불케 하는 열기를 보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19일(현지시간)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열린 대선 승리 축하 집회에서 20일 취임 첫날부터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폐기하고 불법 입국자 추방, 에너지 개발 등 자신의 공약을 ‘역사적인 속도’로 밀어붙이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대선 승리를 축하하는 자리이자 동시에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승리를 축하하는 자리에서 “미국의 힘과 번영, 품위와 긍지를 영원히 다시 가져오는 새로운 날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내일 저녁 해가 질 때쯤에는 우리 국경에 대한 침략이 끝날 것”이라며 “내가 내일 취임사에서 소개할 국경 보안 조치는 우리의 국경을 복원하기 위한 세계에서 가장 공격적이고 광범위한 노력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바이든 행정부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을 폐기 대상으로 지목하면서 정부와 민간 영역을 실력주의로 되돌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여러분의 세금과 인플레이션, 물가를 낮추고 임금은 올리며 수천 개의 공장을 공장들이 있어야 할 미국으로 다시 가져올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관세와 똑똑한 정책을 통해 이를 달성하겠다”며 “우리는 미국산을 짓고, 미국산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군에 이스라엘의 아이언돔과 같은 미사일 방어망의 건설을 지시할 것이며 이는 모두 미국산이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한파로 실내에서 애초보다 훨씬 작은 규모로 치러지게 된 20일 취임식의 아쉬움을 이날 행사로 대신하려는 듯 트럼프 당선인은 물론 지지자들도 열정적이었다. 이날 행사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자녀들도 무대에 올랐다. 며느리 라라는 “미국의 황금기는 내일 새벽 여기 워싱턴DC에서 시작된다”고 선언했다.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누구도 여러분 모두를 위해 내 아버지보다 열심히 싸우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여러분 모두를 위해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과 연방의회 의사당, 캐피털 원 아레나를 잇는 주요 도로들이 대부분 통제된 가운데 지지자들은 행사 시작인 오후 3시 이전부터 길게 줄을 늘어섰다. ‘트럼프 2024’나 ‘MAGA’가 적힌 목도리나 모자를 입고 길게 늘어선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간혹 함성이 터져 나오거나 트럼프 구호를 외치며 ‘파도타기’를 하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영하의 기온에 눈과 비가 흩날리는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지지자들의 줄은 아레나 주변을 빙 둘러설 정도였다. 플로리다주에서 왔다는 라틴계 훌리오는 “트럼프가 다시 미국을 바르게 이끄는 시작을 함께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MAGA 모자를 맞춰 쓴 마이크는 “너무 늦게 와서 행사장에는 못 들어갈 것 같다”면서도 “아들에게 이 영광스러운 순간을 보여주고 싶어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왔다. 내일은 아침 일찍 줄을 서서 꼭 행사장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