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트럼프 시대’

이-하마스 협상 특사파견 압박
우크라戰은 양국 공세 격화시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중동과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2개의 전쟁’ 양상도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위협에 가자지구에서는 휴전이 임박한 반면, 우크라이나에서는 막판 영토 획득을 위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투가 치열해지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휴전 및 인질교환 합의는 양측 수뇌부의 승인만 남겨놓고 있다. 협상 테이블에 자신이 임명한 특사를 파견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한 방송 인터뷰에서 “양측이 악수까지 한 상황이라고 이해하고 있다”며 “아마 이번 주 안에 타결될 것”이라고 답했다. 지금껏 협상에 협조적이지 않던 하마스가 태도를 바꾼 데에는 노골적으로 친이스라엘 성향을 드러내 온 트럼프 당선인의 휴전 압박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7일 자신의 취임식(20일) 전 하마스가 모든 인질을 풀어주지 않으면 중동에서 “지옥문이 열릴 것”이라고 위협하는 등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 강화 카드를 앞세워 하마스를 줄곧 압박해왔다. 또 2018년에 이란과의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파기한 바 있는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2기에도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에 제재를 가하거나 직접 무력 행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하마스에 압박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크라이나 전쟁도 트럼프 당선인에 의해 흔들거리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 측 인사들은 그동안 현 전선에서 전쟁을 멈추고 휴전선을 설치하는 한반도식 휴전안을 제시해왔다. 우크라이나나 러시아 입장에서는 협상 시작 전에 최대한 많은 영토를 획득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이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자국 영토인 쿠르스크를 수복하기 위해 북한군까지 동원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조기 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양국의 공세를 거세게 만들고 있다. 그는 13일 “난 푸틴이 나를 만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난 아주 빨리 만날 것이다”고 말했다.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도 트럼프 당선인과 푸틴 대통령 간 회동을 준비하고 있으며 “적어도 수일 내지 수주 안에 (두 정상 간) 전화 통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