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Focus - 핵전쟁 위협 고조되는 지구촌

中 ‘핵탄두 600개이상 보유’ 추정
이란도 농축우라늄 생산량 확대

러시아가 핵 비보유국에 대한 핵 공격을 담은 핵교리 개정안을 내놓고, 중국은 미국과의 핵 군축 협상을 거부하며 핵무기를 늘리면서 핵전쟁 위협이 더욱 커지고 있다. 여기에 북한은 핵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이란도 핵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미사일을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하도록 허가하자 핵교리 개정을 승인했다. 개정된 핵교리는 비핵보유국이 재래식 무기를 쓰더라도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은 공격이라면 모두 핵 공격 대상으로 삼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기존 핵보유국은 물론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도 핵 공격이 가능하게 한 것으로 핵 공격 문턱을 대폭 낮춘 것이다. 러시아는 동맹국인 벨라루스에도 전술핵을 배치하고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오레시니크를 우크라이나를 향해 발사하는 무력시위도 감행했다. 이 미사일의 사거리는 최대 5500㎞에 달해 유럽 전역을 핵으로 타격할 수 있다.

중국은 미국과 2023년 11월 5년 만에 핵 군축 회담을 열었지만, 대만의 미국산 무기 구입 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이유로 회담을 중단한 상태다. 중국은 미국·러시아에 비해 핵무기 보유수가 적다는 이유로 그동안 핵 군축 협상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중국은 협상이 불발된 뒤에 핵 역량을 급격히 키우면서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2024 중국 군사력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2024년 중반까지 운용 가능한 핵탄두를 600개 이상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전년 대비 100개나 늘어난 수치다. 특히 미 국방부는 중국이 2030년까지 1000개가 넘는 핵탄두를 보유하고, 최소 2035년까지는 핵전력을 확대할 것으로 추산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고농축우라늄(HEU) 제조시설을 처음 공개하며 국제사회에 자신들의 핵무기 생산 능력을 선보였다.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 수는 전년 대비 20개 늘어난 50개로 추산된다. 또 북한이 러시아에 지상 병력을 파병한 대가로 핵 추진 잠수함 관련 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란은 준(準)무기급인 60% 농축우라늄의 생산량을 현재의 7배(월 4.7㎏→ 34㎏ 이상)로 늘리는 계획에 착수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