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국무회의 특검법 거부 전망
헌법재판관 3명에 대한 임명은
제주항공 참사 수습 뒤 결정할 듯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내란·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최 권한대행은 더불어민주당이 즉각 임명을 요구한 헌법재판소 재판관 3명과 관련해선 임명에 무게를 두고 막판까지 고심하고 있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내란·김건희 특검법 등 이른바 ‘쌍특검법’을 상정하고 거부권을 행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두 법안의 거부권 시한은 내년 1월 1일까지다. 최 권한대행은 야당이 특검 후보 추천을 독점하고, 별건 수사 등 광범위하게 수사에 나설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쌍특검법이 위헌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두 특검 모두 반대한다. 정부에 재의요구 행사를 정식으로 요청한다”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은 민주당이 임명을 요구하는 헌재 재판관 3명에 대해선 일단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를 수습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정부 관계자도 “여야 간 협의를 지켜본 뒤 결정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최 권한대행은 현재 정치 원로와 경제계 인사들로부터 조언을 두루 듣고 있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는 “환율 불안, 대외신인도 저하 등 경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선 ‘릴레이 탄핵’은 막아야 한다는 요청이 많다”면서 재판관 임명에 좀 더 무게를 뒀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최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에 따른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다만, 거부권 행사만으로 최 권한대행을 탄핵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기류가 강하다. 이날 예정된 우원식 국회의장과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첫 회동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규태·민정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