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공사 사장 등 거론되자
실명 밝히며 “낙하산 안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대통령실 내 김건희 여사 측근 그룹으로 지목된 이른바 ‘한남동 라인’ 8명의 실명을 일일이 거론하면서 “국민이 어떻게 바라보겠나”라고 인적 쇄신을 건의했다. 또 강훈 전 대통령실 정책홍보비서관과 김오진 전 관리비서관을 지목해 낙하산 인사는 안 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지난 21일 면담에서 이기정 의전비서관, 강 전 홍보비서관, 강기훈 국정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 C 비서관, K 비서관, H 행정관, K 전 행정관 등 8명을 언급했다. 한 대표가 김 여사의 대통령실 내 측근들이라고 지목한 8명은 이른바 ‘한남동 7인회’로 불리는 인사들에 인사비서관실 선임행정관 1명이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홍보비서관은 김 여사 라인으로 지적받은 인물로, 지난 8월 대통령실에 사의를 표명한 이후 한국관광공사 사장 내정설이 불거졌다. 언론인 출신으로 관광 관련 경력이 전무 했는데 한 대표는 이전부터 강 전 비서관 인사에 대한 우려를 대통령실에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또 지난 6월 음주운전에 적발됐다가 벌금 800만 원의 약식판결을 받은 강 선임행정관에 대한 인사 조치가 필요하다는 뜻도 윤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 의전비서관도 교체를 요구했는데, 오히려 윤 대통령은 면담 자리에 이 의전비서관을 대동했다.

김 전 관리비서관은 대통령실 관저 이전 공사를 총괄했던 인물로, 강 전 비서관과 함께 낙하산 인사 사례로 언급됐다. 그는 한국공항공사 사장직에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김 전 비서관은 지난해 국토교통부1차관에 임명될 때도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는 “한 대표는 인적 쇄신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대통령은 ‘무엇이 문제냐’며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이 같은 인적 쇄신 건의에 대해 “누가 어떤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전달하면 그 내용을 보고 조치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