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계 ‘새미준’ 세미나서도
“與대표가 대통령 협박” 비판

대통령실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친한(친한동훈)계 만찬에서 “용산은 지금 말을 각색할 때가 아니다”라고 한 것으로 전해지자 “지금, 내부분열을 일으킬 때인가”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의 회동에서 서로의 입장 차를 극명하게 재확인한 양측이 한동안 날 선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23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한 대표의 ‘각색’ 발언에 대해 “엄중한 정치 상황에서 지금 당정이 하나로 가도 부족한데, 이렇게 내부분열을 일으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 대표 측이 김건희 여사 관련 3대 요구 등에 “예스냐 노냐 답하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21일 면담에서 답을 다 했는데,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보수 분열을 일으키려는 것인가. 그렇다면 그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한 대표 발언에 대해 “당정이 단일대오로 결속을 이뤄 나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친윤(친윤석열)계도 한 대표 발언 등에 대해 날 선 반응을 이어 갔다. ‘친윤 외곽 조직’인 새로운미래를준비하는모임(새미준)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공군회관에서 김태흠 충남지사를 초청해 정기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결집했다. 김 지사는 ‘힘쎈 충남!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리다’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한 대표를 겨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김 지사는 “집권당 대표가 야당 대표도 아니고 언론에 (대통령 독대 요구를) 다 떠들고 난 다음에 만나자는 게 협박도 아니고 어떻게 그러냐”며 “당 대표가 대통령 후보가 돼서 어떻게 출마해볼까 그거 하나밖에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전날 친한계 만찬 회동에 대해서도 “아마추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지사는 “당을 리빌딩하는 문제를 먼저 해야지 무슨 특검이냐”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와 유사한 흐름이 흐르는 것 같아서 밤잠을 못 자겠다”고 했다. 이 자리에는 친윤계 김대식·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이 참석했다.

당내에서도 친윤계를 중심으로 결속을 가속화하고 있다. 친윤계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전날 친한계 만찬 회동에 대해 “옛날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들보다 더 무서운 싸움을 지금 벌이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강 의원은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 라인을 비선이라고 몰아붙이는 건 약한 고리라 생각하고 밀어붙이는 민주당의 나쁜 수법과 똑같다”고 했다.

손기은·김보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