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손 면담’ 이후 독자노선

尹의사와 달리 ‘특감’ 추천 추진
“이재명 1심선고 내달 중순까지
김여사 관련 국민요구 해소해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별개로 특별감찰관 추천을 추진한다.

두 사안을 연동한 윤석열 대통령 의사에 정면으로 반하는 데다 특별감찰관 추천은 추경호 원내대표의 소관이라는 점에서 대통령실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별감찰관 문제가 여권 내 갈등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 회의에서 “특별감찰관 추천에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이 전제 조건이라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 국민 공감을 받기 어렵다”며 “우리는 더불어민주당의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관철시키겠다. 그러나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그 이후로 미루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범죄 혐의 재판(11월 15일) 결과가 나오면 민주당은 더 폭주하고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민심에 반하는 행동을 할 것”이라며 “그때 우리는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국민의 요구를 해소한 상태여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의 ‘연계’ 방침을 거스르고 특별감찰관 추천을 추진하면 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계는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한 친윤계 의원은 통화에서 “두 사안을 연계하는 것은 우리 당의 당론이었고 원내 사안”이라며 “당 대표가 왜 혼자 결정하나”라고 비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한 대표와의 면담에서 특별감찰관 임명에 대해 “여야가 합의해야 할 문제고 북한인권재단 이사 임명과 연동돼 있는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추 원내대표도 같은 날 민주당을 향해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촉구하면서 사실상 대통령과 뜻을 함께한 바 있다.

이은지·염유섭 기자